[영상] 공시생에게 '세븐일레븐'이란?

[공시생 시리즈 ②] 공시생을 힘들게 하는 것들

공무원이 좋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2%25에도 못 미치는 합격율에 인생을 모두 건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이 영상은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이 공동연구한 '2017 진입경로별 공시준비 청년층 현황 및 특성 연구보고서'를 참고해 만들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영상] 공시생은 왜 줄어들지 않는걸까?
② [영상] 공시생에게 '세븐일레븐'이란?
③ [인터뷰] 왜 멀쩡한 회사까지 그만두고?
7, 9급 공무원의 꿈을 품고 종일 공부에 매달리는 공시생들. 합격을 목표로 한 준비 기간을 묻는 응답에 1~2년(1년 이상 2년 미만)이 48.3%로 가장 많았고, 2~3년(2년 이상 3년 미만)이 29.7%로 뒤를 이었다.

이들이 공시를 준비하면서 받을 스트레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공부 시간이다. 공시생들의 일 평균 공부시간은 8시간 36분으로 나타났다.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것을 의미하는 '세븐일레븐', 하루에 14시간을 공부해야 단기 합격이 가능하다는 '14시간의 법칙' 등 신조어도 생겨났다.

갑작스런 일이 생겨 공부하지 못했을 때, 계획대로 공부의 진도가 나가지 못했을 때 공시생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나태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SNS에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났는지 인증을 하거나, 기상 스터디, 진도 스터디를 결성하기도 한다.

경제적 부담도 크다.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지출은 생기기 때문이다. 공시생들의 월평균 지출비용은 83.6만 원. 그런데 이중 학원 및 온라인 강의 수강비, 기타 시험준비비가 46.3만 원에 달한다.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부모님/가족으로부터 전액 지원'이 57.7%, '예전 경제활동으로 저축해둔 비용으로 충당'이 24.8%, '아르바이트 등 일시적 경제활동 병행'이 11.3%로 나타났다. 부모/가족에게 지원을 받는 경우는 경제활동 비경험자의 경우 74.6%로 더 높게 나타났다.

소득 없이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압박은 커지고 이는 곧바로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가족을 속인 채 거짓 출근을 했던 한 30대 공시생이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공부를 하더라도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2016년 7, 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288,565명, 임용 인원은 5,103명으로 합격률은 1.8%에 그친다. 불합격 후에 구체적인 대안이 있다고 답한 공시생은 19.3%에 그쳤다.

바늘구멍같이 좁은 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무원 시험이 다른 취업준비보다 쉽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공시생의 21.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이 다른 취업준비보다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68.9%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시생 대부분이 시험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취업의 길보다 그나마 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는 탓에 여기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해마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공시생의 길로 내몰고 있는 현 '사회 시스템'의 재점검이 절실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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