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70조5천억원으로 전년(94조2천억원)보다 23조7천억원 감소했다. 2012년(69조5천억원) 이후 4년만에 가장 낮다.
자금잉여는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에서 차입금을 뺀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가계는 저축, 주식 투자 등으로 213조5천 억원을 굴린 반면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143조원을 조달했다. 자금조달은 전년보다 14조3천억원 증가했으나 자금운용은 9조5천억원 오히려 감소하면서 여윳돈이 줄어든 것이다.
가계가 금융기관 차입은 늘리면서 운용은 줄였다는 것으로 차입한 돈의 많은 부분이 주택구입이나 자영업 등의 사업자금에 사용된 결과로 한은은 분석했다.
가계의 여유자금은 지난 2014년 91조7천억원에서 2015년 94조2천억원으로 불어났다가 지난해 감소한 것.
가계가 금융기관 차입을 늘린 결과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가계부채는 1천565조8천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42조7천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은 3천389조2천억원으로 207조4천억원 늘었다.
금융자산에 비해 부채가 더 많이 늘어나면서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비율은 2.16배로 전년(2.24배)보다 0.08%포인트 낮아졌다. 가계의 재무구조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비금융법인기업은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과 운용을 모두 줄였다.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81조6천억원을 조달해 전년(111조6천억원)보다 30조원 감소했다. 장기차입금과 회사채 등의 감소폭이 컸다. 자금운용 규모도 80조6천억원으로 전년(100조2천억원)보다 29조6천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조달은 운용 규모를 1조원 초과했다. 초과 규모는 전년(-11조6천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정부는 자금 조달과 운용 모두 축소되면서 34조원의 자금잉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0조1천억원)보다 14조1천억원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