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A조 7차전에서 전반 4분에 터진 홍정호(장쑤 쑤닝)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고집스럽게 4-2-3-1 전술로 경기에 임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4-1-4-1 전술을 꺼냈다. 단순히 전술 변화 외에도 최전방 공격수로 이정협(부산)이 아닌 황희찬(잘츠부르크)을 배치했고, 중앙 자원인 고명진(알 라이안)을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는 변칙적인 선수 활용으로 나섰다. 중앙에 배치된 남태희(레퀴야)는 사실상 ‘프리롤’로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볐다.
손흥민(토트넘)의 투입으로 남태희, 황희찬과 함께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장면은 지금까지 ‘슈틸리케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장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홍정호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 고명진이 중앙으로 복귀하고 전술도 4-2-3-1로 복귀하며 경기 초반의 활기찼던 경기력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시리아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이 전술 변화가 없다는 지적을 받은 앞선 경기를 의식한 듯 전반에만 3차례 전술을 바꾸는 상당한 변화를 시도했다”면서 “기성용에 포어리베로의 역할을 맡기며 3-4-3에 가까운 공격적인 전술로 경기 초반을 주도했다. 황희찬과 손흥민, 남태희 같이 발 빠른 선수와 함께 전술 변화의 효과가 경기 초반에 분명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45분 동안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며 선수들의 세밀한 호흡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박 해설위원은 “경기 중 전술 변화에도 여전히 슈팅까지 가져가는 세밀함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시리아도 활발한 전술 교체에 다소 당황한 듯 했다. 아이만 알하킴 감독은 “한국은 경기 중 다양한 전술을 보여주며 경기 장악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모습을 우리가 준비한 것과는 달라 새로웠다”면서 “준비한 전략과 상충된 탓에 경기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이 계속됐다. 경기 후반에는 주도권을 잡고 효과적으로 이끌어간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한국의 ‘새로운 모습’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포메이션의 변화는 시리아를 헷갈리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4-2-3-1로 시작해 골을 넣고 4-1-4-1로 변경했다 그리고 전반 30분께 중원이 밀려 다시 4-2-3-1로 변경했다. 경기 전 선수들과 합의했던 부분이라 선수들은 이 모두를 이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