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에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을 낙점했다. 그리고 왼쪽 날개에는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나서지 못했던 손흥민(토트넘)을 배치했다. 오른쪽에는 고명진(알 라이안)을 올리는 선택을 했다. 주로 중앙에서 활동하던 고명진의 날개 기용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결국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손흥민이 버틴 왼쪽 지역에서는 활발한 공격 작업이 이뤄졌지만 반대편 사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이따금 측면 수비수 최철순이 발 빠른 오버래핑으로 상대를 위협하긴 했지만 고명진은 이렇다 할 돌파를 보여주지 못했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모습이었다.
한국은 전반 4분 홍정호의 선제골 이후 시리아를 강하게 몰아쳤다. 대부분의 공격은 왼쪽에서 시작됐다.
전반 10분 왼쪽에 있던 손흥민이 감각적인 패스를 내줬고 이를 받은 남태희가 강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상대 수비수 손에 맞았지만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무리 슈팅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매우 깔끔했다.
한국의 슛은 3분 뒤에도 나왔다. 이번에도 왼쪽에서 만들어졌다. 손흥민이 시리아의 수비를 달고 있는 상태에서 공을 패스했다. 뒤에서 달려온 김진수는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후에도 한국은 주로 손흥민이 있는 왼쪽 날개를 주공격 루트로 삼고 시리아를 압박했다.
반면 오른쪽은 계속 잠잠했다. 이따금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몇 차례 돌파를 선보였지만 다시 왼쪽으로 자리를 바꾸자 오른쪽은 조용해졌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8분 고명진을 불러들이고 한국영을 투입했다. 그리고 전술은 결국 4-2-3-1로 돌아왔다. 변화를 꾀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후반전에도 이런 모습은 계속됐다.
물론 왼쪽에서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했다. 측면 수비수 김진수의 크로스 정확도가 그것이다. 풀타임을 소화한 김진수는 과감한 오버래핑을 선보였지만 마무리 크로스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공은 한국 공격진보다 시리아 수비에 걸리는 횟수가 많았다. 전반과 후반 모두 그랬다.
과정이 어쨌든 한국은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좌우 날개의 불균형은 확실한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