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는 고리4호기의 가동을 중단한 뒤 발전시설 내 바닥 수집조 수위가 올라간 원인을 찾고 있으며 증기발생기 부근 밸브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발전소 내 증기발생기 부근에 냉각재가 오가는 다수의 밸브가 있는데 이곳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세한 원인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평소에도 이 밸브 부근에서 일정 수준의 누수는 허용되지만, 이번에는 누수량이 이례적으로 많다고 판단해 원전을 수동으로 정지한 것"이라며 "누수 지점과 원인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다른 발전소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설계 수명이 남아 있는 원전에서도 노후화에 따른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 활동가는 "설계 수명이 남은 고리 4호기 밸브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면 이미 남은 수명과 상관없이 곳곳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즉각 정밀 진단을 거쳐 원전 조기 폐쇄 등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6년 세워진 고리4호기의 설계 수명은 오는 2025년까지다.
고리4호기는 발전소 내 바닥 수집조 수위가 올라가는 등 냉각재 누수가 의심돼 이날 오전 5시 11분 가동을 멈췄다.
이날 오전 현재까지 방사성 물질 누출 등은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