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도 못한 가족들 앞에 "영면하소서?"…진도군 현수막 물의

인근 지나가던 시민에게 제지 받고 플래카드 쫓겨나

(사진=박요진 수습기자)
세월호 미수습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전혀 배려하지 못한 진도군청의 섣부른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진도군청은 28일 오전 11시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세월호를 보내는 행사를 열 계획이나, 이곳에 걸린 플래카드가 논란이다.

군청이 팽목항 빨간 등대 주변에 내건 문제의 플래카드에는 "편안히 쉬소서", "영면하소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직 9명의 희생자들이 채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3년간 눈물로 지샌 가족들을 '유가족'으로 기정사실화해버린 셈이다.

가족들은 미수습자들에 대해 '추모'란 단어조차 거부한 상태다.

결국 이를 지켜보던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집행위원장의 제지로 군청 플래카드는 걸리지 못하고 현장에서 쫓겨났다.

양 위원장은 마침 이날 오전 진행된 미수습자 가족들의 기자회견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진도군청의 섣부른 행정을 목격했다.

그는 "이 플래카드를 미수습자 가족들이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느냐"며 "다시 만들어 오든지 해야지 그 플래카드는 절대 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군청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전체에 대한 행사다보니 해당 문구가 나온 것"이라며 "미수습자 가족들이 서운함을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사진=박요진 수습기자)
하지만 군청은 미수습자 가족들이 이날 오전 11시 열리는 '세월호와 미수습자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는 종교행사' 참석차 팽목항을 비운 틈을 타 해당 플래카드를 다시 걸었다.

하지만 불과 몇 분 뒤에 시민들의 제지로 플래카드를 다시 뗀 상태다.

앞서 진도군청은 팽목항 분향소를 철거하려 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있다.

이에 진도군은 지난 26일 "인양 즉시 분향소 등을 철거해달라고 유가족 등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며 "유가족과 협의후 관계당국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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