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 대회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온두라스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U-20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난적 잠비아마저 꺾고 2연승(승점 6)을 따내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30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에콰도르와 3차전을 통해 우승에 도전한다.
'바르사 듀오'의 한 차원 높은 기량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백승호는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이승우는 결승골과 쐐기골을 책임졌다.
2017 U-20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기니의 '가상 상대'인 잠비아를 맞아 한국은 백승호와 이승우를 2경기 연속 선발로 내세우며 최강 전력으로 나섰다.
한국은 전반 초반 잠비아의 빠른 공수 전환과 뛰어난 개인기에 위기를 맞았다.
잠비아는 전반 6분 크리스핀 사쿨란다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한 게 한국의 왼쪽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첫 득점 기회를 날렸다.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전반 23분 만에 수비수 신찬우(연세대)를 빼고 정태욱(아주대)을 투입하며 수비 안정과 함께 중앙 수비로 나선 우찬양(포항)을 왼쪽 풀백으로 이동시켰다.
신태용 감독의 선수 교체와 수비수 위치 변경은 '신의 한 수'였다.
한국은 전반 31분 우찬양이 잠비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정교한 태클로 볼을 따낸 뒤 크로스를 올렸다. 우찬양의 크로스가 골키퍼 손에 맞고 뒤로 흐르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도사리던 백승호가 정확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잠비아의 골문을 흔들었다. 온두라스와 1차전에 이은 백승호의 2경기 연속골이었다.
하지만 잠비아의 반격도 거셌다. 잠비아는 전반 34분 한국 진영 오른쪽 프리킥 상황에서 에드워드 칠라피아의 헤딩 동점골로 3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일진일퇴의 공방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이승우였다.
전반 39분 중원에서 이진현(성균관대)의 패스를 받은 백승호가 오른쪽 측면을 뚫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패스를 내주자 이승우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꽂으며 2-1로 전반을 마쳤다.
결승골 주인공 이승우는 후반 24분 쐐기골까지 책임졌다. 이진현이 중원에서 내준 볼을 잡은 이승우는 가벼운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페널티아크에서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오른발 로빙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책임졌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32분 하승운(연세대)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임민혁(FC서울)이 골지역 왼쪽에서 마무리골을 터트려 4-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불상사도 있었다. 한국의 수비수 정태욱이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잠비아의 케네스 칼룽가와 머리를 충돌한 뒤 의식을 잃고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태욱은 응급조치로 의식을 차린 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