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는 2011년 3월 시작된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시작으로 6년째 내전에 시달리고 있다. 6년이라는 시간은 고대 아랍 문명과 기독교 문화, 이슬람 문화가 어우러졌던 시리아 전역을 파괴했다. 전쟁 탓에 시리아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 반군은 물론,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투입된 외국 부대원 등 약 50만명의 목숨이 희생됐고,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500만명이 난민으로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시리아 국민 490만명이 내전을 피해 외국으로 탈출했고, 국내 피란민은 630만명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어린이 1만7천여명을 포함한 10만명의 민간인이 내전에 희생됐다. 러시아와 미국의 개입으로 사실상 시리아 내전은 ‘작은 세계전쟁’으로 불린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서는 시리아 축구대표팀은 자국이 아닌 말레이시아에서 5차례 홈 경기를 치르고 있다. 홈 팬의 열렬한 지지도 없는 상황에서도 시리아는 최종예선 6경기를 2승2무2패, 승점 8점을 얻으며 당당히 4위에 올라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출전의 꿈을 키우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2골을 넣었다는 점.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선 12팀 가운데 최소 득점이다. 하지만 실점도 2실점으로 무실점의 이란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이겨도 1골, 지더라도 1실점하는 철저한 ‘실리 축구’로 시리아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시리아의 아이만 알하킴 감독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와 시리아 대표팀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시리아는 6년째 고통과 비탄에 빠져있고, 대표팀은 최종예선이 시작된 이래 어려운 상황만을 마주했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분명한 성과를 이뤘다. 앞으로도 시리아 국민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란이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종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 그래서 한국전이 더욱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알하킴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전략적, 전술적 준비를 많이 했다. 이런 준비라면 한국뿐 아니라 어느 팀과 싸워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그라운드에 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의 주장 피라스 알카팁(알 쿠웨이트) 역시 “한국전은 시리아의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경기”라며 “원정 경기는 어렵고 한국은 뛰어난 팀이지만 승리와 함께 월드컵 본선으로 간다는 희망을 팀 전체가 나눴다. 우리가 승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분명한 승리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