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호남경선 현장투표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로 지지자들의 연설 초반부터 환호를 유도했다.
문 전 대표는 청중을 향해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 누구입니까?", "정권교체는 호남의 명령입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등 '물음'을 반복하며 지지자들의 환호와 대답을 끌어내는 기술을 보였다.
2012년 대선 경선 경험과 2015년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문 전 대표는 비교적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연설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 다음으로 연설을 이어간 이재명 성남시장은 처음부터 목소리를 높이는 등 시종일관 격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시장은 연설 초반부터 "누구도 박근혜 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앞장서서 박근혜 탄핵을 말했다"며 선명성을 부각했다.
이 시장은 '소년 노동자' 출신이라는 점과 아픈 가정사를 들춰내며 "어릴적 상흔들은 제 몸 곳곳에 뚜렷이 남아있다"며 "그 아픈 기억과 상흔들은 삭고 곰삭아 불평등과 불공정을 청산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자는 투지와 용기가 됐다"고 감성적인 면을 내세우기도 했다.
네 후보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연설을 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연단에 오를 때만 해도 담담하게 웃음을 띠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연설이 시작되자 결의에 찬 표정으로 바뀌었다.
안 지사는 줄곧 '민주당과 함께 해 온 역사'를 강조했다. 안 지사는 민주당의 적통성을 가진 점을 강조하기 위해 "노무현과 함께 민주당을 지켜왔다", "37년 이민주당의 역사에 충성을 했고, 이 민주당 역사와 함게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을 비롯해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김대중과 노무현,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한 민주당의 젊은 후손 안희정의 길"이라며 "이 길을 가야만 우리 민주당은 확실한 집권주도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성토했다. 다른 후보들이 미리 사전 원고를 배포한 것과 달리 안 지사는 원고 없이 연설을 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최성 고양시장은 경선에 참여하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듯 재킷도 벗은 채 연단에 올랐다. 연설 중간중간 물을 마시며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인 최 시장은 "당장 지지율이 무슨 의미가 있나, 박근혜·이명박은 인지도가 부족했나"라며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중점을 뒀다.
최 시장은 "중요한 것은 지금 누가 이 나라 청렴하게 이끌것이고 정직하게 나올 것이고, 재벌로부터 정경유착 하지 않고, 진정으로 북핵이기 사드 위기 극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었다.
후보자들이 연설을 하는 도중 지지자들의 응원전도 뜨거웠다. 체육관은 문 전 대표를 나타내는 파란색, 안 지사의 노란색, 이 시장의 주황색의 물결이 가득했다.
체육관을 메운 7천여명의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가 연설을 할 때는 침묵을 지키다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연설을 할 때는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입장부터 파란색 수건을 흔들며 문 전 대표가 연설 중간중간 청중을 향해 질문을 할 때는 "문재인, 문재인"을 외치며 화답했다.
안 지사 측 지지자는 안 지사의 연설 도중 "잘한다. 예쁘다"를 외치며 힘을 북돋아줬다. 이 시장 측 지지자들은 문 전 대표측의 연설 중간 중간 이재명을 부르기도 하면서 응원 신경전도 벌였다.
호남 순회경선은 전국 4개 권역 중 첫 번째로 치러지는 것으로 22일 치러진 전국투표소 투표와 25~26일 진행된 ARS 투표, 이날 치러지는 대의원 투표 결과를 모두 합산해 오후 7시쯤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