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새터민이라서 도왔는데…" 수급자 등친 30대男

(사진=자료사진)
10년전 탈북해 기초생활수급자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A(61) 씨는 당장 병원에 갈 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신세다.


옆집에 사는 같은 새터민 김모(37) 씨가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모은 돈 800만 원가량을 모두 훔쳐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술자리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2월, A 씨는 옆집에 살던 김 씨가 같은 새터민 사이의 '의리'를 강조하며 술자리를 제안했다. A 씨와 김 씨는 약 10년 전 탈북한 새터민으로 서로 일면식이 있었다.

술자리에서 김 씨는 A 씨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한 뒤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술에 취한 A 씨는 그에게 호의를 베풀기로 했다.

거동이 불편한 A 씨는 자신의 체크카드를 주며 20만원만 인출하라고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김 씨는 즉시 인근 은행에서 20만원을 찾았다. 카드를 돌려받은 A 씨는 김 씨와 술자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다음날, A 씨는 자신의 카드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챘고 경찰에 신고했다. 전날 A 씨가 술에 취한 틈을 타 김 씨가 체크카드를 훔쳐 계좌에 있던 760만원 전액을 인출해 달아났던 것.

김 씨는 훔친 돈을 식사비와 PC방비 등으로 모두 탕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3년 전 주방장 일을 그만둔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병원에 갈 돈조차 없어 앞이 막막한 상황이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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