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하루만에 다시 바다로… 현장 기름유출 심각

현장 둘러보며 조속한 수색 부탁…"머리카락, 손톱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사진공동취재단
3박 4일간 세월호 인양과정을 해상에서 지켜본 뒤 돌아온 세월호 미수습자가족들이 하루도 안 돼 다시 인양현장 바다로 향했다.

26일 오전 10시, 진도 팽목항을 출발해 인양현장에 도착한 미수습자가족들은 반잠수식 선박 위에 거치된 세월호를 둘러봤다.

3년 간 바다 속에 잠들어있던 세월호는 곳곳이 부식됐고 찌그러진 채 반잠수식 선박 위에 눕혀져 있었다. 이 모습을 500m 밖에서 지켜보던 가족들은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미수습자 조은화 학생 어머니 이금희 씨는 "머리카락 한 올, 손톱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천천히 작업해 9명을 다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생존자이면 좋았겠지만 이제 우리가 갈 수 있는 자리는 하나 뿐"이라며 "미수습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될 수 있도록…"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반잠수식 선박 위에 실린 세월호를 지척거리에서 둘러보고 온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후 12시 50분 쯤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도착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아홉 명의 생명이 세월호에 있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하루라도 빨리 찾아달라, 국민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이날 인양현장을 둘러본 가족들은 팽목항으로 돌아온 직후 이날 오전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점심식사를 가졌다.

이 전 장관은 가족들과 1시간 남짓의 점심식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배수작업과 잔존유 방제작업이 한창인 세월호 인양현장 일대는 기름으로 뒤덮여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전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권재근 씨의 형 권오복 씨는 "인양현장 바다에 기름이 한가득"이라며 "오일펜스와 방제선이 있긴 하지만 기름이 많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금희 씨도 "안전 해역을 갔는데도 기름이 많았다"며 "방제를 잘해서 작업자들부터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참사 때부터 느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 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피해가 없도록 정부에서 신경을 써달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수부는 해경과 해양환경관리공단의 방제선 8척 및 상하이샐비지 작업선 9척 등과 함께 방제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작업해역과 이동경로를 3중으로 에워싸 작업해역 3마일권 이상으로 확산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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