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항마 인정받은 安, 변화 민심 넘지 못한 孫

희비 엇갈린 安·孫·朴, 승패 요인은?

(사진=김상헌 기자)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 지역 경선 결과로 세 명의 대선 후보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조직이 약하다는 평가로 내심 불안해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득표율 60%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하면서 남은 경선은 물론 본선 과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반면, 광주에서 반전을 꿈꾸며 대통령직에 도전한 손학규 전 대표는 22%의 득표율에 그쳐 경선 가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뒤늦게 경선 레이스에 합류한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출마 선언 며칠만에 상당한 표를 흡수했음에도 불구하고 3위에 그쳤다.

이번 국민의당 경선은 사전 선거인단 모집 없이 즉석에서 주민등록증만 가지면 투표할 수 있는 열린 현장투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사상 처음으로 해보는 새로운 방식으로 누구도 투표 규모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조직 동원에 대한 우려가 당 안팎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안 전 대표의 압승이었다. 안 전 대표는 전체 투표 6만2441표 중 3만7735표(60.69%)를 얻었다. 당의 심장부인 광주전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대표 주자로서 확실한 인증을 받은 셈이다.


특히 당 경선이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어 6만명 이상이 몰려들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호남에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문재인을 이길 후보'라는 프레임이 유권자들에게 먹힌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민경선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안철수, 박주선, 손학규 경선후보가 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안 전 대표 측도 결과에 자축하는 분위기이다. 안 전 대표 측 국민캠프 김철근 대변인은 "이번 경선 결과는 안철수 후보야말로 문재인 후보와의 진검승부에서 이길 유일한 후보이며,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민심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또한,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나 돌발 사고가 발생할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큰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안도하고 있다.

국민의당에 합류해 대통령 도전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던 손학규 전 대표는 다시 고배를 마셨다.

손 전 대표는 경륜이 많고 준비된 후보로 문 전 대표를 본선에서 더욱 이길 수 있다며 각 지역에 지지를 호소했고 오피니언 리더들의 마음을 사기도 했지만 밑바닥 민심을 대변하지는 못했다.

특히 손 전 대표가 강하게 주장한 '현장투표'가 그대로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을 뼈아픈 부분이다.

'그래도 제일 쎈 사람에게 밀어주자'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안 전 대표에게 표가 몰렸고, 막판에 광주에 조직이 상당한 박주선 부의장의 출마로 표가 양분돼 타격을 입었다.

또한 젊은층에 '변화', '혁신'의 이미지를 소구하지 못했고, 너무 늦게 당에 합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손 전 대표는 정치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추후 '연대·연합'의 국면에서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열흘도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레이스를 펼친 뒤 16.40%의 득표로 3위에 그쳤다. 텃밭인 광주에서는 손 전 대표를 앞서며 체면을 세웠지만 이날 2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킨다는 계획엔 실패했다. 이로써 완주 여부를 고민하게 됐다.

국민의당은 사실상 25일 첫 경선이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한 만큼 나머지 경선도 안철수 독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당 입장에서는 경선의 역동성이 떨어진 것이 고민거리이지만 열린 경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흥행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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