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수색' 어떻게…선체 절단 놓고 '진통 예고'

해수부 "선체 절단해야" 희생가족 "선체 훼손 우려"… 자칫 조사위 힘 빠질 가능성도

세월호 인양작업이 사실상 성공하면서 9명의 미수습자 수색으로 관심이 집중되지만, 수색과정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세월호가 25일 오전 4시 10분 반잠수선 위에 정확히 선적되면서 인양작업의 어려운 난관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이후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선에 고박한 뒤 사흘 간의 배수 작업을 마치면 목포 신항으로 이동해 고박 해체 작업과 선체 하역 준비 등을 사흘간 진행한 뒤 선체를 뭍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와 같은 세월호 인양작업의 목적은 9명의 미수습자를 수색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정밀 조사하기 위함인 만큼,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수중에서는 침몰 현장에 미수습자 및 유류품 유실을 막기 위한 250X150m 크기의 펜스가 설치된 가운데 잠수사들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세월호와 닿아 있던 해저면은 4번 이상 반복 수색을 한다.

가장 중요한 세월호 선체를 상대로는 가장 먼저 방역 및 안전점검 작업이 실시된다. 3년 간 세월호가 바닷속에 잠겨 있어서 선체 내부가 부식되거나 붕괴될 가능성부터 확인해야 선체 수색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후 미수습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3,4층 객실이 최우선 수색 대상이 된다.


해양수산부는 생존자 증언 등을 바탕으로 단원고 학생인 조은화·허다윤 양은 사고 당시 여학생 다인실이 있는 4층 선미에, 남현철·박영인 군은 선수 쪽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목포 신항 현장에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세월호현장수습본부'가 꾸려지고 선제 정리·조사 업체인 '코리아쌀베지'와 함께 6개월 가량 선체 정리와 미수습자 등 수색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놓고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해수부 측은 선체에서 객실을 떼어내거나 선체일부를 절단하거나 구멍을 뚫어 진입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윤학배 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리적으로 안 되면 (선체) 절단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객실 구역만 절단해 바로 세운 뒤 작업하는 이른바 '객실 직립'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들은 그동안 객실 직립 방식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만큼 우려를 표시해왔다.

이미 인양 과정에서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날개 모양의 구조물인 왼쪽 스테빌라이저와 선체 후미 좌현에 열려있던 화물차 출입구인 램프를 절단한 마당에 객실 부분을 통째로 잘라낸다면 선체 훼손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가 선출한 5명과 희생자 가족 대표가 선출한 3명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선체 조사 위원회'가 공식 출범해 해수부 측과 수색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각자 다른 정당의 추천을 받은 위원 간의 갈등이 발생할 경우 조사위의 목소리에 힘이 빠질 수도 있다.

더구나 윤 차관은 "선체조사위원회가 의견을 표시할 수는 있으나 최종 결정은 해수부에 달렸다"며 조사위나 미수습자 가족 등의 의견과 관계없이 수색작업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아울러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언론 등 제3자의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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