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미 하원 의장은 ‘트럼프 케어’ 법안에 대한 표결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새로운 법안은 당초 전날인 23일에 표결할 예정이었으나,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속출하자 한차례 연기된 뒤 끝내 철회되는 운명을 맞았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탕발림은 하지 않겠다”고 운을 떼면서 “오바마 케어는 미국의 법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오바마 케어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과반(216석)이 넘는 237석의 의석을 앞세워 오바마 케어(ACA)를 대체하는 미국건강보험법안(AHCA), 이른바 ‘트럼프 케어’를 단독 처리할 예정이었다. 또, 트럼프는 트럼프 케어 반대 입장인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이 일을 못하면 내년에 의석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까지 날리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표결에서도 과반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결국 트럼프 케어 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번에는 물러서지만 아직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공화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공약인 오바마 케어 폐지가 좌절되면서 일단 트럼프 정권은 상당한 내상을 입게 될 전망이다. 당장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 곧 발표될 세제개혁안까지 모두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 이민 행정명령’이 잇따라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고, 트럼프 자신을 비롯한 측근들이 러시아 연루 의혹으로 FBI의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서 오바마 케어 폐지 공약까지 좌초되면서 트럼프 정권의 국정운영 동력은 급속히 약해지는 형국이다.
이에대해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분석 기사를 통해 “트럼프는 일반 정치인들이 하지 못하는 협상을 할 줄 안다고 공언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트럼프케어가 좌초되자) 모른 척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