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합동조사결과에 따르면,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경 진도 병풍도 앞바다에서 변침을 한 뒤 갑자기 기울기 시작해 오전 10시 17분경에는 108도로 전복되고 말았다.
불과 1시간 30여분 남짓 만에 최대 승선 인원을 840명까지 태웠던 6천 6백톤급의 대형 선박이 좌현으로 완전히 기운 것이다.
이때문에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싸고 모종의 동력장치에 의한 '외부 충격설'이 제기됐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네티즌 자로가 주장한 잠수함 충동설의 근거 가운데 하나다.
원인이 무엇이든 큰 구멍이 뚫렸고 그곳으로 바닷물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짧은 시간에 침몰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월호 같은 대형 선박을 불과 1시간 30분만에 침몰시킨 큰 구멍은 세월호 어디에서 뚫린 걸까? 절단된 선미 램프쪽인가? 또 선미 램프라면 어떻게 열렸고 뚫린 것인가? 이런 의문들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의문들은 세월호가 목포 신항의 육상 거치대로 옮겨져야 일단 육안으로나마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인양 과정에서 뚫린 큰 구멍으로 보이는 선미 램프의 의미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 선미 램프 열렸다면 바닷물 대량유입…세월호 침몰에 중대 영향
자동차와 화물차는 이 출입구를 통해 세월호 화물칸과 객실 가운데 가장 아래칸인 D데크에 싣게 된다. 세월호는 맨 아래부터 1층 화물칸(D데크), 2층 화물칸(C데크), 3층 객실, 4층 객실, 5층 조타실과 객실로 구성돼있었다.
우선은 선미 램프가 인양과정에서 '열려 있었다'는 사실로 미뤄볼때 삽시간에 세월호를 침몰시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제대로 닫혀 있지 않다가 해저면이나 화물접촉 등으로 충격을 받아 열렸을 가능성이다.
세월호 특조위원이었던 박종운 변호사는 "램프는 우리 입장에서 최고 수위는 아닐지라도 중요한 곳으로 본다"고 했다.
"첫째는 언제 열렸는가, 침몰 당시부터 열렸는가. 어정쩡하게 닫혀 있다가 해저 침몰하면서 열린 건지가 정밀 조사돼야 한다"는 것.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선미 램프가 인양과정에서 열린 것이 아닌 한, 바닷물을 대량으로 유입시켜 세월호를 침몰시킨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선원들은 2015년 12월 1차 세월호 청문회에서 "선미 램프는 닫으면 바람이나 햇빛,물이 들어오면 안된다, 근게 그것이 햇빛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다. 물이 들어올 수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선미 램프가 완벽하게 바닷물을 차단하는 것은 아니므로 닫혀 있었다면 물이 조금씩 유입됐겠지만, 만약 램프가 인양 과정에서 보는 것처럼 대문처럼 열려 있었다면 바닷물의 대량 유입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다.
따라서 선미 램프가 언제 열렸는지 확인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닫혔는데 잠금잠치가 바닷물에 썩고 부식돼 나중에 선체를 부양하는 과정에서 열렸다면 급작스런 세월호 침몰을 설명하기 어렵다.
◇ "세월호 급속한 침몰 원인 규명 열쇠 절단돼 우려스럽다"
박종운 변호사는 "해수부가 그동안 해저 지형과 선체 조사를 줄곧 해왔고 선체 수색때도 잠수부들이 들락날락했으며 동영상을 찍었다"며 "정상적이라면 램프 상태를 파악했어야 했는데 이번에 알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선미 램프가 열려 있었다면 무게가 40톤에 이르고 길이도 11미터나 되는데, 잠수부들이 열린 것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도 납득이 쉽지 않다.
윤찬우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2과장은 "선미 램프는 1시간 40여분이라는 세월호의 급속한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중요한 열쇠"라며 "이번에 절단돼 버려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선미 램프를 절단할때 진상규명을 위해 해수부가 동영상 촬영을 하고 절단된 부위도 수거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종운 변호사는 "증거법적 관점에서 해수부가 절단하는 전후과정을 촬영했는지, 두번째는 자른 부분을 제대로 보존하고 있는지, 그래서 나중에 육상에 세월호를 거치했을때 맞출 수 있게 해놨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