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3월…독한 中風에 '웃픈' 미세먼지 특수

황사마스크·공기청정기 4배, 의류건조기 12배 매출 폭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이 특수를 맞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꽃피는 봄이 왔다. 그러나 숨이 막힌다.

무차별 사드 보복에 이어 미세먼지까지 독한 중풍(中風)이 한국을 질식시키고 있다.


사드 보복이 국내 관광·유통업계의 목을 조르더니 편서풍과 계절풍을 타고 불어닥친 미세먼지가 한국인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40대 남성 직장인인 신 모(42·동작구 본동) 씨는 최근 호흡이 힘들고 가슴이 답답한 데다 기침까지 많이 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요즘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 각 병원의 호흡기 환자는 전달보다 20~30% 가량 증가했다.

◇ '죽음의 먼지' 11조 피해 유발, OECD 최대 피해국 전망

이마트 성수점의 공기청정기 코너.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PM10)의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로 입자의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10~40분의 1정도에 불과해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를 통해 혈액에 그대로 침투한다. 지름 2.5㎛ 이하(PM2.5) 초미세 먼지는 침투성과 유해성이 더 높다. 뒤섞인 각종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이 질병을 초래해 수명까지 단축시키는 '죽음의 먼지'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석면, 플루토늄, 담배 연기 등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야외 활동 등 일상생활을 위축시켜 소비와 관광 등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전남대 배정환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오염에 따른 우리나라의 피해 규모를 한 해 11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이 2060년에 200억 달러, 22조 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을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과 경제 피해과 관련해 한국은 35개 회원국 중 최대 피해국으로 지목됐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15년 기준 29㎍/㎥로 터키(36㎍/㎥) 다음이며, 증가폭은 최근 5년간 4㎍/㎥으로 1위다.

50대 주부인 박현숙(58.강동구 둔촌동) 씨는 "하늘이 뿌옇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수도 없어서 기분이 울적해진다"면서 "서울을 떠나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드는데 그럴 수도 없고 정부가 하루빨리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3월의 질식…미세먼지 대항제품 '불티'

올리브영 명동본점의 헬스케어 코너. (사진=CJ올리브영 제공)
이달 들어 전국은 짙은 미세먼지에 갇혔다. 지난 21일에는 서울의 공기질이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빴다.

그러자 미세먼지 대항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전업체는 헬스케어 특수를 맞았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60% 늘었다. 특히 의류건조기는 무려 12배나 더 팔렸다.

롯데하이마트 오목교점 김종묵 지점장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팔리고 있다"면서 "특히 자녀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고기능 제품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이마트에선 공기청정기 매출이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71.1% 증가했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13일부터 21일에는 122.3%나 뛰었다.

공기청정기 렌탈도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11번가 홈페이지 캡처)
오픈마켓 11번가에서는 지난 13~21일 공기청정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대비 358% 급증했다.

두 자녀의 엄마인 김해정(44.노원구 중계동) 씨는 "비염이 있는데 숨쉬기가 힘들다"면서 "특히 아이들 건강이 걱정돼서 얼마 전에 공기청정기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공기청정기 대여 및 판매 규모는 2014년 50만 대에서 지난해 100만 대로 2년만에 두배로 늘었고 올해는 14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조 원 시장이 됐고 올해는 1조5000억 원으로 50% 성장이 예상된다.

황사마스크와 클렌징제품도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

11번가는 13~21일 황사마스크 매출이 4배 이상으로 늘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에선 1~22일 황사마스크 매출은 30% 이상, 클렌징‧헤어케어 제품·구강청결제는 40~50%대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13~21일에는 황사마스크 매출이 90%나 수직 상승했다. 또 미세먼지 흡수를 막거나 배출을 돕는 유산균 등 면역력 증진 제품과 '차(茶)' 제품도 가파른 성장세다.

올리브영 명동본점 배정란 담당은 "올해는 미세먼지 관련 제품 판매가 예년보다 이른 1월부터 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이달 들어서는 미세먼지가 크게 악화되면서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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