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과 취재진의 관심을 끈 것은 12살 류 모 군. 초등학교 5학년으로 지금까지 받은 용돈을 모두 모아서 주당 200만 원이 넘는 우리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는 류 군은 플로어에서 발언을 신청했다.
류 군은 주주총회에 처음 참석했다며 "다음번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 노트7과 같은 폭발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12세 소년 주주의 당찬 발언에 대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오늘 주총에 참석한 제일 어린 주주인것 같다"면서 "앞으로 젊은층의 의견을 반영해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주총에서 권오현 부회장은 관심을 모았던 지주회사 전환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는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며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투기자본 엘리엇의 제안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며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삼성전자 CFO인 이상훈 사장은 지난 14일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검토는 주주들과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룹의 이슈와 관계없이 차질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이날 주총에서 삼성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렸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그룹 미래전략실의 해체 등과 같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주회사 전환이 추진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다"며 한발 물러서면서 지주회사 전환문제는 당분간 물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많아 졌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주총에서 이사보수한도를 390억 원에서 550억 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건과 재무제표 승인안건 등을 원안통과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