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머레이의 기적? 컵스 우승에 이어 NCAA서도 대이변

빌 머레이(사진 가운데) [사진=영화 '고스트버스터즈' 화면 캡처]
영화 '고스터버스터즈'에 출연했던 미국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 빌 머레이는 2016년 11월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열렬히 응원하는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깨고 108년만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1승3패 열세를 뒤집는 기적을 연출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드웨인 웨이드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남겼다. "이것이 빌 머레이의 파워다. 스포츠계는 빌 머레이의 해를 보내고 있다"고 썼다.

빌 머레이가 응원하는 스포츠 팀이 또 한번 기적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68강 토너먼트에서 '3월의 광란(the march madness)'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놀라운 이변이 벌어졌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SAP센터에서 열린 NCAA 68강 토너먼트 16강전에서 서부지구 11번 시드의 재비어 대학이 2번 시드를 받은 우승후보 애리조나 대학을 73-71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빌 머레이는 재비어대를 응원한다. 그 학교 출신은 아니다. 자신의 아들 루크 머레이가 재비어대의 코치로 2년째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 머레이는 아들을 보기 위해 종종 재비어대의 경기를 찾는다.

재비어대가 NCAA 토너먼트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순간에도 빌 머레이는 코트사이드에 있었다.

NCAA 토너먼트는 동부와 서부, 중서부, 남부 등 4개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16강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각 지역마다 1번 시드부터 16번 시드까지 팀들을 배정한다. 각 지구 우승팀이 탄생하면 이를 4강, '파이널 포(Final Four)'라 부른다.

즉, 애리조나는 서부지구 2번 시드 팀으로 올해 토너먼트 참가팀 가운데 전체 랭킹으로 따지면 5~8위권에 속한 강호다. 반면, 재비어 대학은 41~44위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판 승부에서는 객관적 전력을 뛰어넘는 결과가 종종 나온다.

재비어대는 종료 2분52초 전 애리조나대의 카딤 앨런에게 레이업을 허용해 64-71로 뒤졌다. NCAA 경기의 공격제한시간은 30초다. 또 양팀의 전력차를 감안할 때 역전은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재비어대의 말콤 버나드가 3점슛과 자유투로 연속 5점을 올려 점수차를 2점으로 좁혔다. 이어 트레본 블루잇이 자유투 2개를 넣어 71-71 동점을 만들었다. 남은 시간은 1분54초. 불과 1분만에 7점차 열세를 따라잡은 것이다.

상승세에 오른 재비어대는 종료 44초 전, 하이포스트에 위치한 블루잇의 패스를 받은 션 오마라의 골밑 득점으로 73-71 역전에 성공했다.

7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9점을 몰아넣은 것이다. 또 마지막 역전을 노린 알론조 트리어의 3점슛을 포함해 애리조나대의 막판 5번의 슛을 모두 불발시켰다. 믿기 힘든 역전 드라마를 썼다.

NCAA 역사상 11번 시드 혹은 그 이하의 시드를 받은 팀이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에 역대 8번째다.

재비어대는 1라운드에서 6번 시드의 매릴랜드대를 76-65로 눌렀고 32강전에서는 3번 시드의 플로리다 주립대를 91-66으로 완파했다.

8강에 오르기까지 토너먼트 3경기를 치르면서 6번 이상의 시드 팀들을 연파한 팀은 1986년 루이지애나 주립대와 2017년 재비어대 등 두 팀밖에 없다.

재비어대가 8강에 오른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재비어대는 오는 26일 서부지구 톱 시드를 받은 곤자가 대학과 4강, 파이널 포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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