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의 현실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2년 7개월 동안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우승,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등 성과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뻔한 전술과 선수 운용으로 예전만큼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축구팬 사이에는 슈틸리케의 전술과 선수 운용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될 정도로 고집스럽게 그는 자신의 철학을 지키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철학은 앞서 레바논과 쿠웨이트, 미얀마, 라오스를 상대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는 통했다. 당시 슈틸리케호는 8경기를 치러 무려 27골을 넣는 동안 단 한 골고 실점하지 않는 막강한 위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상대의 ‘급’이 달라진 최종예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경기를 치러 3승1무2패로 A조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8골을 넣는 동안 실점이 7골이나 된다.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이들은 어느 정도 해법을 들고 경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능동적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선수들은 답을 알고 있었다.
경기 후 만난 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애써 화를 누르며 침착함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대표선수는 경기장에서 결과는 내고 보여줘야 하는데 최종예선 들어와서는 안 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해서는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대표선수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에 얼마나 나가고 싶은지 간절함을 깨달아야 한다. 앞으로는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모두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월드컵 본선 진출은 힘들다”고 분명하게 강조했다. 비록 기성용의 입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이는 비단 선수 한 명의 생각은 아니다.
감독도, 선수도 ‘변화’를 강조했다. 과연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 최종예선 7차전에서는 달라진 ‘슈틸리케호’를 확인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