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영 교수 "11미터 램프가 열린걸 몰랐다니…"

- 선미램프 사고원인이란 주장도 있어
- 현재까지 외부충돌 근거는 안 보여
- 화물 쏠림 우려… 유실방지망 견고히 해야
- 선체 세울지 떼어낼지 기술판단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민재(CBS 기자, 세월호 인양 현장 취재팀),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어제 이 시간만 해도 순조롭게 진행되던 세월호 인양작업이 선체의 12m까지 물 밖으로 올라왔을 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좌현의 램프. 여러분 차를 타고 큰 배로 올라갈 때 큰 문이 열리죠. 배하고 육지를 잇는 일종의 다리 같은 게 열리는데 바로 그 부분을 램프라고 그럽니다. 그런데 배를 들고 보니까 그게 열려 있었던 겁니다. 그 크기가요, 높이 11m, 폭 7.9m나 되는 문입니다. 그게 밑으로 축 늘어지다 보니까 세월호를 밑에서 받치러 반 잠수함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공간이 안 생기는 거죠. 문이 축 늘어져서 덜렁덜렁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양 작업은 중단이 됐고 밤새 그 출입문, 출입램프 절단 작업이 있었습니다. 되느냐 마느냐. 오늘까지 안 되면 이번 작업 또 중단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제가 방송 들어오기 직전에, 램프 절단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끝이 났습니다. 현장 연결하죠. CBS 보도국 김민재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김민재 기자.

◆ 김민재> 네. 진도 팽목항에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밤 사이에 인양 작업에 돌발변수가 생겼어요.

◆ 김민재> 네, 말씀하신 대로 어젯밤 10시 해양수산부가 예정에 없던 긴급브리핑을 진도군청에서 열었습니다. 세월호 선체 꼬리 왼쪽에 있는 램프가 열려서 이것부터 제거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게 평소에는 선체 벽 역할을 하다가 부두에 정박하면 자동차나 사람이 오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데요. 어제까지만 해도 밤새 세월호를 다 올려서 오늘 반잠수선에 싣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다만 환기구처럼 세월호에서 튀어나와 있는 지장물들이 바지선에 자꾸 부딪쳐서 이걸 제거하는 작업 중이었죠. 그런데 어제 저녁 6시쯤 지장물을 조사하던 잠수부가 램프의 잠금장치가 파손돼서 램프가 열린 걸 발견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녁 6시가 돼서야 발견한 거예요, 문이 덜렁덜렁 열려 있는 걸?

◆ 김민재> 그렇죠. 이게 세월호 선체를 들어올리면서 이걸 발견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인데요.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 당국이 램프부터 잘라내고 선체 인양 작업을 이어가기로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다행히도 조금 전에 절단이 다 된 거죠, 김민재 기자?

◆ 김민재> 네, 방금 다 잘라냈다고 공지 문자가 기자단에 전파됐습니다.

◇ 김현정> 참 다행입니다. 그럼 오늘 작업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민재> 예상에 없던 작업 때문에 다소 차질을 빚기는 했지만 조금 전 해수부에 따르면 이걸 마무리하고 이제부터 인양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들어올리기로 했죠. 현재 12m까지 들어올렸다고 하니까 오늘 안에 순조롭게 반잠수선 거치 작업까지 마무리할 것 같습니다. 특히 내일도 기상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기상보다 유속이 중요한데요. 오늘로 유속이 느린 소조기가 끝나기 때문에 인양 작업을 꼭 끝내야 합니다.

◇ 김현정> 반잠수선. 이동선까지 싣는 거는 오늘 중으로 무조건 끝내야 돼요.

◆ 김민재> 그렇죠. 이게 소조기가 끝나면 파도가 거세기 때문에 이동하거나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정부도 오늘 자정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거치를 마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늘 중 반잠수선에 선체를 올려놓으면 예정보다는 늦어지겠지만 세월호를 다시 물에 내려놓은 상황은 피할 수 있어서 일단 한숨은 돌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참 다행입니다. 다행이고요. 문제는 이렇게 거대한 램프가 3년 넘게 열려 있었다면 이제 발견한 거잖아요, 이 문 열린 걸. 미수습자라든지 또 사고 원인을 밝혀줄 수 있을 만한 어떤 물품 같은 것들이 유실됐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 김민재> 정부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으면 그럴 일은 없다고 합니다. 잠수부가 물속에서 확인을 해 보니까 컨테이너가 입구를 틀어막고 있어서 램프가 열려 있어도 선체 안의 물건이 유실될 상황은 아니라는 겁니다. 또 여기에다가 유실방지망도 더 강화하고 인양 작업이 다 끝내면 잠수부들이 물속에 들어가서 혹시 유실된 물품은 없나 확인 작업도 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3년 동안 인양을 준비했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작업이 늦어지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인양을 일부러 늦춘 거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지금 제 속도를 내고 있다지만 선체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리프팅빔에 가려졌다 이런 돌발변수 때문에 자꾸 작업이 늦어진다고 하니까 국민들로서는 불안함을 지우기 어렵기는 합니다.

◇ 김현정> 이게 램프가 무슨 11m, 7.9m 이렇다면서요. 굉장히 큰 램프라면서요. 그런데 그거를 컨테이너로 어떻게 다 막고 있었다는 건지 저는 그것도 잘 상상은 안 되는데 어쨌든 정부 발표는 그 문이 막혀 있었기 때문에 걱정은 말아라.

◆ 김민재> 네,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김민재 기자. 이 램프를 막 잘라도 그거는 상관 없습니까, 사고 원인 밝히는 거하고?

◆ 김민재> 지적해 주신 대로 선미 램프가 사고 원인과 연결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왔는데요. 재판에서 1등 항해사 강모씨가 참사 전날 램프를 닫았는데도 빛이 틈새로 비춰졌다. 즉 물이 샐 수 있는데 이걸 얘기해도 수리를 안 해 줬다고 증언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중에서 이곳이 만약에 제대로 방수가 됐다면 이 배가 기울어졌을 때 침수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고요. 이처럼 사고 원인과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인데 정부가 그동안 미리 확인도 안 하고 상황이 발견이 되니까 허겁지겁 잘라내겠다 이렇게 하니 저희도 상황을 좀 유심히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 김현정> 네, 김민재 기자 고맙습니다. 진도 인양 작업 현장에 있는 CBS 김민재 기자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오늘도 공길영 교수 연결해 봐야겠네요. 한국해양대 공길영 교수, 교수님 나와 계세요?

◆ 공길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다행히 제거는 됐습니다만 이것 때문에 반잠수함에 올리지 못할 정도의 그런 심각한 문제였던 겁니까?

◆ 공길영> 네, 선체 외부로 나와 있는 가장 큰 구조물 중에 하나가 램프였습니다. 그런데 그 램프가 이 케이블을 가지고 열고 닫고 하는데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아 가지고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그쪽으로 화물이 쏠려서 아마 반쯤 열렸을 것으로 그렇게 지금 판단이 되어집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앞에서 김민재 기자와 얘기를 했습니다만 본 인양 시작하기 전에 잠수사들이 몇 번이나 들어가서 물속 상태를 확인했는데. 그리고 들어 올려지는 와중에도 잠수사들이 수시로 들어가서 확인을 했을 텐데 이 커다란 출입문 열려 있는 걸 그렇게도 모를 수 있습니까, 12m 들 때까지?

◆ 공길영> 그러게 뻘에 묻혀 있을 때는 그 부분이 아마 10m 이상 들어가 있어서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도 미리 스캔을 이용해서 몇 번 선체를 조사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10m 이상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그 쪽 부분이 선체 바깥 부분으로 튀어나와지는데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좀 이해하기 힘든 그런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12m 끌어올렸으니까 1m만 더 들어 올리면 되는 상황에서 이걸 발견했으니 지금 잘려졌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거 다시 내려봐야 하는 상황이 될 뻔도 했어요.

◆ 공길영> 그렇습니다. 잘려진 것도 조금 문제가 있는 게 그 부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크기가 길이가 약 10m, 폭이 7m 정도 4단으로 접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제거하다 보니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또 선미 쪽으로 선체가 무겁기 때문에 균형을 아무리 잘 잡아도 그쪽으로 지금 유실물들이 나갈 가능성이 높고 그거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좌측 램프 제거 작업이 24일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수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세월호 선미 램프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유실방지망을 지금 치고 배를 올리는 거죠?

◆ 공길영> 지금 완전히 친 게 아니고 해저 바닥에 일부 펜스를 쳐놓고 그다음에 그쪽 부분은 방지망을 다 다시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방지망이 튼튼하지 않으면 화물이 쏠리면서 그걸 뚫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요?

◆ 공길영> 그래서 커다란 구멍이라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 김현정> 그리고 이번에 램프 자르면서 출입문 자르면서 또 훼손됐을 가능성도 이것도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모저모 꼼꼼하게 다 체크해 가면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 램프 돌발변수 생기는 걸 보면서 또 하게 됐어요. 일단은 됐습니다. 일단 램프는 잘랐습니다. 오늘 중으로 반잠수함 그러니까 이동선 위로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교수님.

◆ 공길영> 네네.

◇ 김현정> 어제 연결했을 때는 배가 살짝 들어 올라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살짝 드러난 걸 보고는 아직은 뭐라고 얘기 못하겠다 하셨잖아요.

◆ 공길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수면 위로 12m까지 부상한 상황. 저도 지금 사진 보고 있습니다만 배의 처참한 모습이 드러난 상황인데 외관을 보시면서 가장 전문가로서 주목하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 공길영> 지금까지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 외부적 요인이 여러 번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외부 어떤 물체와의 충돌설이죠.

◇ 김현정> 그렇죠.

◆ 공길영> 그런데 그 충돌은 반드시 외부 갑판에 흔적을 남기게 돼 있습니다. 현재 우현 선체가 드러나 있고 우현 선수 부분으로 보이는데 그쪽 부분에 어떤 충격으로 인한 파손이나 파공의 흔적은 현재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 선체 쪽을 완전히 들어봐야 알겠습니다만 현재까지는 외부 충격설에 대해서는 흔적을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외부 충돌설이 끊임없이 제기가 됐는데 일단 이쪽 보기로는 아주 다 드러난 건 아니지만 12m까지 드러난 걸로 봤을 때는 외부와 충돌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쪽 설은 일단 아닌 것 같다 이 말씀이세요.

◆ 공길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 부패와 훼손이면 이건 어느 정도나 심각한 걸로 보세요?

◆ 공길영> 선체 외판은 페인트가 칠해져 있고 또 외판의 선체가 두껍기 때문에 3년간 물속에 들어 있어도 함몰이나 변형의 흔적은 찾아보기가 힘들 겁니다. 그렇지만 이제 내부 격벽 같은 것들은 자체적으로 이미 함몰된 부분도 있을 거고 나중에 조사를 위해서 진입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참몰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도 검사를 철저하게 해야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제일 중요한 건 미수습자 9명 찾는 일인데 이 배의 상태로 미루어 봤을 때 물론 예단은 못하겠습니다만 속단은 못하겠습니다만 미뤄봤을 때 작업 과정 어떨 거라고 짐작되세요?

◆ 공길영>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재 미수습자 9분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현재 선체가 이렇게 좌현으로 누워져 있는 상태인데 사실은 인양의 완성은 선체를 바로 세우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인양 과정에서 방법이 바뀌면서 현재 좌현으로 누운 상태로 인양을 하겠다는 건데 누운 상태에서는 사실은 진입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상부구조물을 따로 분리해서 바로 세워서 하겠다는데 이 철조구조물을 뜯어내는 것은 자체가 커다란 작업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유실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체를 바로 세워서 제대로 수색하는 게 좋을지 이걸 떼어내서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기술적인 판단을 잘 해야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오늘 보세요. 출입문 그거 하나 잘라내는데도 밤새도록 걸렸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잘라냈는데 이걸 객실 부분을 아예 분리해서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기술적으로 어떨지 이것도 고려를 해야 된다는 얘기고. 그러니까 세우는 게 나을지 아니면 이 상태에서 절단해서 수습하는 게 나을지 이 부분은 고민을 해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공길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일단 짚어보죠. 공길영 교수님 고맙습니다.

◆ 공길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부 공길영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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