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클럽은 올 시즌 유럽 토너먼트에서 죽을 쑤고 있다. 8강까지 올라간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레스터 시티와 유로파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두 팀이 전부다. 가장 최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2011-2012시즌 첼시였고, 유로파리그 역시 2012-2013시즌 첼시가 마지막이다.
축구 종주국이자 세계 최고 리그라 자부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표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퍼거슨 전 감독은 2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국 프리시즌 일정 발표 자리에서 "긍정적인 것은 잉글랜드 클럽의 부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성공에는 주기(cycle)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1986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뒤 프리미어리그 우승 13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차지한 명장이다. 특히 1999년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FA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2008년에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고, 2009년과 2011년에는 준우승을 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1970년대는 아약스와 바이에른 뮌헨, 1980년대는 리버풀, 1990년대는 이탈리아와 AC 밀란의 시대였다"면서 "그리고 잉글랜드의 시대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는 4년 동안 3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그 시기가 이제는 스페인에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바이에른 뮌헨이, 또 이탈리아 클럽이, 또 프랑스 클럽이 우승을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지금 성공의 사이클은 스페인 클럽에 있다. 그들을 최고의 자리에서 계속 이기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곧 성공의 주기가 바뀐다는 생각이다.
퍼거슨 전 감독은 "분명히 변할 것"이라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도 늙는다. 그럼 누가 그 몫을 하겠냐. 그렇게 사이클은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4승10무3패 승점 52점으로 프리미어리그 5위다. 최소 리그 4위를 해야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다만 8강에 진출한 유로파리그 우승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황이다.
퍼거슨 전 감독은 "유럽 토너먼트 트로피를 따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면서 "대진운도 좋다. 우승을 하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3년 연속 우승한 세비야도 없다.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