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 나오는 범실은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캐피탈이 1차전에서 11개의 범실에 그친 반면 한국전력은 그보다 2배 이상 많은 24개의 범실을 범했다. 공격으로 점수를 뽑더라도 범실로 상대에 점수를 헌납하니 이기는 경기를 펼칠 수 없었다.
전광인-서재덕과 함께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있는 바로티는 1차전에서 10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33%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성공률은 33%에 그쳤다. 정규리그 36경기를 치르면서 평균 20득점 이상에 47%가 넘는 성공률을 기록한 바로티였지만 단기전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바로티와 특별 면담을 진행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신 감독은 "1차전에서 바로티의 공격 리듬이 좋지 않았다. 본인에게 물어보니 이런(플레이오프) 경기가 처음이라고 했다"며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신 감독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바로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변하지 않은 범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전력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0-3(23-25 22-25 18-25)으로 패해 '봄 배구'를 마감했다.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바로티는 10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성공률은 29.6%로 1차전보다 더 좋지 않았다.
1세트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5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40%로 다소 낮았지만 1차전과 비교했을 때 나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2세트에서 공격 리듬을 잃고 흔들렸다. 단 2득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은 14.3%에 불과했다. 서재덕과 전광인이 바로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범실은 1차전과 달리 현대캐피탈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21-23으로 2개 적은 범실을 범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승부처에서 쏟아진 범실이 너무나 뼈아팠다. 특히 2세트가 그랬다.
한국전력은 2세트 중반 14-12로 앞서있었다. 그러나 이후 전광인의 서브 범실과 강민웅의 포지션폴트로 현대캐피탈에 추격을 허용했다. 범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4-1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바로티의 터치네트 범실로 또다시 점수를 내줬다.
2세트 막판에도 서재덕의 서브 범실과 윤봉우의 터치네트가 나오면서 결국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결국 1~2세트를 내리 내준 한국전력은 3세트마저 따내지 못하면서 승부를 3차전으로 끌고가지 못하고 '봄 배구'를 마감했다.
문제점을 알고도 극복하지 못한 한국전력. 그들의 정규리그는 뜨거웠지만 '봄 배구'는 너무나 차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