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무슨 입장을 내놓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안타깝다', '착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잘못 모셔서 여러 가지로 죄송하다'는 자책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 관련 논의는 일절 없었지만, 회의 뒤 참모들은 각자 관련 보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검찰 수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오전 TV로 생중계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시청하면서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관계자는 "모든 참모가 침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 등 주요 참모들은 도의적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청와대 내에서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0일 검찰 수사결과가 나왔을 때 대변인 입을 빌어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검찰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파면된 자연인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가면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한껏 몸을 낮춰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