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이날 오전 9시 15분쯤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테헤란로를 지나 10분도 채 안 걸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엷은 미소'를 지으며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감색 롱코트 정장 차림으로 머리 모양도 예전 그대로 올림 머리를 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소환을 앞둔 박 전 대통령은 머리 손질을 담당해온 정송주 원장 자매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님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등의 다른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으며, 애써 취재진의 질문을 피하려는 듯 긴장한 모습도 역력했다.
중앙지검 관계자의 안내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은색 승강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일반적으로 VIP는 지검 의전용 승강기인 금색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임을 감안해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하게 은색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승강기는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로 돼 있는 10층에 잠시 섰다가 이영렬 특수본 본부장과 노승권 부본부장이 있는 13층으로 올라갔다.
박 전 대통령은 13층에서 이 본부장이나 노 부본부장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진 뒤 곧바로 10층으로 이동해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3가지의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