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24분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포토라인에 선 채 이런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가 전날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힐 것이다. 준비한 메시지가 있다"고 전했지만, 예상보다 '싱거운 발언'뿐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엮였다"거나 "진실은 밝혀진다"며 혐의를 부인해왔고 파면 결정에도 불복했는데, 이런 입장이 바뀐 것으로 해석되긴 어려운 내용이었다.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국론분열 상황에서 적절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가 있는 만큼 이를 수용한 짤막한 입장 표명이 있을 거란 관측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독 메시지를 내놓은 터라 적지 않은 기대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검찰과 특검 수사결과가 ‘어거지(억지)’라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다면 구속만은 피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뻣뻣했다.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발언으로 볼 때 박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도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면서 준비해온 방어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