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고 자택에서 나오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승용차를 탄 뒤 자택을 빠져나갔다.
남색 롱코트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도 여전했다.
예상대로 취재진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다. 엷은 미소조차 없었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지도 않았다. 지난 12일 청와대 퇴거길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의 불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새벽 4시 반에 켜지는 등 일찍부터 검찰 출석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7시 10분쯤 박 전 대통령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정송주 자매가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어 41분쯤에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들어가 검찰출석을 준비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주변에는 새벽부터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열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태극기를 든 박 전 대통령 지지자 200여 명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길을 배웅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도로에 드러누운 채 "검찰에 출석하지 말라", "억울하다"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아직 죄가 나온 것이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운다는 것은 망신주기에 불과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걱정되어 나왔다", "고영태나 수사하라"라고 외치는 등 박 전 대통령이 누명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박 전 대통령은 테헤란로를 거쳐 9시 23분 서초구 중앙지검 정문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