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朴 불구속 수사" VS 남경필 "법 앞에 평등해야"

劉‧南 거센 TV토론…보수‧중도 연대방식 시각차, 상대방 공약 맹공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사진=자료사진)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20일 TV토론에서 가식 없이 화끈하게 맞붙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 보수단일화 문제 등 쟁점이 첨예한 사안마다 뜨거운 격론을 벌이고도, 방송 직후 장외에서도 설전을 이어갔다.

유 의원과 남 지사는 첫 순서에서 박 전 대통령 검찰수사에 대한 공통질문에서부터 확연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그는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도주의 우려가 적다고 본다"고 불구속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남 지사는 "정치인이 구속이다, 불구속이다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 의원의 입장을 비판했다. 그는 "법 앞에 누구든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통령이든 아무 힘이 없는 국민이든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검찰 수사과정에서 보여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방송(KBS)의 생중계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특히 진행자가 개입하지 않는 '주도권 토론'에서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다른 당과 다르게 경선이 2파전 양상인 점이 '1대 1' 구도의 맞장 토론으로 이어져 논쟁의 불을 지폈다.

먼저 주도권을 잡은 남 지사는 유 의원의 보수단일화 주장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국당이 보수라고 생각하느냐, 그래서 단일화를 하려고 하느냐. 왜 탈당을 했느냐"며 다그치듯 캐물었다.

그러자 유 의원은 "한국당에 90명 넘는 국회의원이 있는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아부하고 탄핵까지 끌고 온 사람은 10~20명"이라며 "한국당 전체를 국정농단 세력으로 규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남 지사는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와 늘 얘기를 하면서 민주당과 연정을 하겠다고 하고 한국당은 절대 거부한다"며 남 지사에게 '좌(左)편향성'을 지적했다. 남 지사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 국민 통합을 위해 권력을 나누는 것아 연정"이라며 연정과 후보 단일화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유승민 경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결국 유 의원은 한국당을 포함한 선거연대를, 남 지사는 한국당을 배제하고 민주당까지 포괄한 연정을 강조한 셈이다.

서로 연대의 폭이 다른 점을 놓고 "기웃 거린다"고 표현하면서 두 사람 사이 아슬아슬한 갈등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남 지사는 "자꾸만 (한국당을) 기웃기웃하니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하자, 유 의원은 "남 지사가 민주당에 기웃거리니 바른정당 정체에 혼란을 준다"고 되받아쳤다.

개헌 문제를 놓고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유 의원이 최근 정치권이 논의하고 있는 분권형 개헌에 대해 "최악의 제도"라고 혹평한 반면, 남 지사는 대통령제를 '제왕적'이라고 규정하며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과 결부시켰다.

유 의원이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실험한 뒤 통일 이후 내각제를 하자고 주장하자, 남 지사가 말을 끊으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보고도 그러느냐"고 각을 세웠다, 그러자 유 의원은 "헌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역할을 잘 못 해서 그랬다"고 맞받았다. 남 지사도 지지 않고 "모든 대통령이 똑같았다"고 되받아쳤다.

두 사람의 서로의 대표 공약에 대해서도 맹공을 가했다. 유 의원은 남 지사의 모병제에 대해 "가난한 사람만 군대 보내는 정의롭지 못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남 지사는 유 의원의 '육아휴직 3년', '칼퇴근법' 등에 대해 "현장을 모르는 학자의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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