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금남로에 있는 전일빌딩을 찾아 5·18 민주화운동 헬기사격 탄흔 현장을 둘러본 뒤, 전남도청사 보존을 촉구하는 5·18 유족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5·18 유족들은 문 전 대표에게 "저희가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어떻게 전두환한테 표창장을 받았다는 말을 할 수 있냐"고 따졌다.
일부 유족은 "전두환 때문에 이렇게 농성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 꼭 그 말을 했어야 했냐. 사과하라"며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5·18 당시 남편을 잃은 한 할머니는 "그 말씀한 이유가 뭐냐? 우리가 다 가슴 아파하는데 우리는 전두환하면 머리가 부들부들 떨린다"고 흐느꼈다.
다른 할머니도 "전두환한테 상을 받았다는 말을 어떻게 하냐. 우리는 자식 죽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데..."라며 울먹였다.
"그게 자랑이에요?", "빨리 사과하세요" 등 격앙된 반응들도 나왔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전날 민주당 경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공수부대 때 제 주특기는 폭파병이었고 정병주 특전 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때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던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예상하지 못한 유족들의 항의에 "전체 발언의 맥락을 봐달라"며 "어제 그 말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5·18이 우리 광주에 지금도 아물지 않는 너무 깊은 상처여서 손만 닿으면 고통이 느껴지는 예민한 문제"라며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저는 5·18 때 전두환 군부에 의해 구속됐다"며 "시민으로 있을 때에는 민주화운동에 온몸을 바쳤고, 군복무할 때는 충실하게 군복무했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어제 토론회에서) 전두환이 반란군의 우두머리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아무리 경쟁하는 시기라 하더라도 그 발언을 악의적으로 하는 건 심하다. 평생을 민주화 운동과 인권변호사로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는 모욕처럼 들린다"고 정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앞서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토론회 직후 "(전두환에게 받은)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며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 김병욱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문재인 후보는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태극기 집회에 나올 법한 망언"이라며 "전두환 표창장이라도 흔들어서 애국 보수 코스프레라도 할 생각인가 본데 그렇다고 안보 무능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