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세계 챔프' 최성원도 못 막은 '베트남 열풍'

'4명 중 무려 3명이 베트남' 최성원(왼쪽부터)이 19일 열린 '빌킹배 제 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우승자 응우옌 꾸억 응우옌, 준우승자 즈엉 안 부 등 베트남 선수들과 입상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당구연맹)
사상 처음으로 세계 팀 3쿠션 선수권대회를 제패했던 한국 당구가 안방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간판 최성원(부산시체육회) 등 선수들이 선전했지만 베트남의 거센 기세에 밀렸다.

최성원은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빌킹배 제 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즈엉 안 부(베트남)에 불의의 역전패를 안았다. 막판 추격을 거듭했지만 38-40으로 결승 진출 티켓을 내주고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당초 최성원은 지난 13일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김재근(인천당구연맹)과 나선 '세계 팀 선수권대회' 우승의 여세를 몰아 이번 대회도 정상 도전이 기대됐다. 더군다나 최성원은 한국인 최초로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이룬 데다 2015년 세계캐롬연맹(UMB)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였다.

최성원은 세계 랭킹에서도 18위로 37위의 즈엉 안 부에 앞섰다. 그러나 오히려 시차 적응 등 강행군의 여파로 막판 집중력에서 밀렸다.

'피곤하네' 최성원이 19일 제 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배치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대한당구연맹)
당초 한국은 16강에만 7명이 올라 지난해 역대 최연소(23세) 우승자 김행직(경기연맹)에 이어 2회째 안방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 3쿠션계의 복병으로 떠오른 베트남 선수들의 상승세에 8강에 단 1명만 진출했다.

세계 6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김행직이 응우옌 두위 트렁에 덜미를 잡혔고, 조재호(서울시청)도 트란 쿠옛 치엔에 지는 등 6명이나 베트남 강세에 밀렸다. 그나마 최성원이 이충복(전북연맹)과 16강전에서 40-25로 이겨 8강에 올랐다.

최성원은 4강에서 트란 쿠옛 치엔을 눌러 김행직의 복수를 했지만 4강전에서 뒷심이 부족했다. 당초 최성원은 12이닝까지 29-16으로 앞서나갔지만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 탓인지 정상적인 스트로크가 이뤄지지 않았다. 손쉬운 배치도 놓치면서 18이닝째 역전을 허용하며 분루를 삼켰다.

결승에서 베트남 선수들의 매치가 이뤄졌다. 응우옌 꾸억 응우옌(세계 21위)이 최성원을 꺾고 올라온 즈엉 안 부를 40-31로 눌렀다. 입상자 4명 중 3명이 베트남 선수들로 채워진 가운데 개최국인 한국은 최성원만이 세계 랭킹 포인트 38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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