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한국 원화의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27개국 대비 실질실효환율지수는 122.34로 작년 말(118.53)에 비해 3.2% 상승해 절상률 1위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지난 2010년 100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한국에 이어 호주 달러의 실질가치가 2.6%절상돼 2위, 스웨덴 2.3%, 멕시코 2.2%순이었다. 2017년 들어 주요 27개국 가운데 14개국은 실질통화가치가 절상됐고 13개국은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에 대한 각국 돈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 보다 화폐 가치가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결제은행의 이같은 통계가 미국 행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선 직후부터 주요 대미 무역흑자국들을 상대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막대한 대미무역흑자를 내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31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불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미 행정부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일본, 독일,멕시코, 아일랜드, 베트남, 이탈리아,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무역무지 흑자가 200억달러를 넘는 국가들이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는 나라는 대미 무역흑자규모가 가장 큰 중국(3470억달러)과 일본(689억 달러), 독일(649억 달러) 등이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77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통해,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해당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 한 방향으로 외환시장 개입 반복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