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고 교장 "학생·학부모 계속된 시위는 어거지" 비판

김태동 교장 "시위 장면 언론 관심거리돼 학생들 즐겁지 않을까 우려"

전국 유일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산 문명고등학교 교장이 "학생과 학부모, 재야단체가 계속 (국정교과서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은 어거지(억지)를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 유일의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인 경산 문명고의 교장이 지난 17일 국정교과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담은 글을 문명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다. (사진=문명고 홈페이지 캡처 화면)
문명고 김태동 교장은 17일 문명고 홈페이지 '문명마당'란에 '민주주의의 실종'이라는 제목으로 "시위는 의사표현의 수단일 뿐 계속 시위만 하는 것은 어거지(억지)를 쓰는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재야단체 모두 민주주의가 법치사회임을 깨닫고 국회 입법과 법원 재판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교장이 글을 올린 17일은 대구지방법원이 문명고의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를 결정한 날이다.

김 교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2,500년 전 아테네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며 현 사회의 광장정치에 대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국회 위에서 법을 만들거나 판결까지 하려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판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정교과서도 같은 맥락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장은 "학부모와 재야단체가 촛불·태극기 집회에서 배운 대로 시위를 하면 법에 따라서 교장이 이미 결정한 정책도 폐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생각이 어디에 근거하는지, 대한민국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회와 시위는 시민 여론을 형성하고 표현하는 장이지만 여론이 곧 법은 아니다"라며 "국정교과서 문제도 법치사회 원칙에 따라 국회의 법률 처리나 행정소송 재판 결과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위를 벌이는 일부 학부모와 재야단체의 수고로움도 걱정이지만 계속된 시위로 학생들이 즐겁지 않을까봐 가슴 아프다"며 "문명고가 전국 유일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라는 오명을 입을 거라 부추기는 일부 부정적인 학부모와 언론 보도로 학생과 교직원이 위축되지 않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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