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뭉개더니…선체 인양도 '우왕좌왕'

선체 인양 총괄하는 비상상황실 조차 없어, 김영석 해수부장관 뭘하고 있나?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좌충우돌했던 해양수산부가 3년 뒤 선체 인양과 관련해 또 다시 우왕좌왕하며 해프닝을 연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이 지난 뒤에 나타나 국민들의 공분을 사더니, 이번에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사흘 전 시점에 세월호 선체 인양을 추진했다가 취소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청와대 해양비서관이었고, 이제는 장관이 돼서 선체인양을 책임지고 있지만 전체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시각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해수부, 19일 세월호 선체 본인양 가능성 발표.....3시간만에 철회

해수부는 지난 17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선체 인양에 앞서 장비 등을 종합 점검하는 시험인양을 19일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월호의 선체 외벽과 해저 바닥 사이에 모두 33개의 리프팅 빔을 설치했고, 빔 양쪽에 각각 1개씩 모두 66개의 와이어도 잭킹 바지선에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월 소조기가 시작되는 19일에 잭킹을 통해 세월호 선체를 1~2m 들어 올려 선체의 무게중심과 흔들림 정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해수부는 18일 오후 6시쯤 출입기자들에게 "19일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인양 테스트 결과가 좋다면 바로 세월호 본인양 시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19일 오전 6시부터 인양테스트를 진행한 뒤 8시쯤 본인양 여부를 결정해 언론사에 알려 주겠다"며 "현장 취재를 원하는 언론사는 19일 오전 5시까지 서망항에 도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각 언론 매체들은 서둘러 열차표를 알아 보는 등 해수부의 느닺없는 선체인양 가능성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해수부는 어처구니없게도 약 3시간 뒤인 오후 8시 50분쯤 긴급공지를 통해 "20∼22일 기상여건 변동으로 19일 본인양 시도는 취소됐다"고 재공지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지 기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결과 19일 인양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선체 인양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해수부는 신중하지 못한 결정으로 국민에게 혼란만 안겨준 상황이 됐다.

◇ 해수부 컨트롤타워 부재, 국장급 인사가 세월호 인양 결정하나?

해수부가 이처럼 선체 인양과 관련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때도, 세월호 선체가 물에 잠기고 있었지만 해수부 상황실에서는 여객선의 특성상 금방 침몰하지 않는다며 오판을 하고 있었다.

더구나,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7시간 뒤에 나타나 제대로 상황판단도 못하고 횡설수설했던 모습과도 교차된다.

헌데 공교롭게도 발생 당시 청와대 해양비서관은 지금의 김영석 해수부장관으로 이번에는 세월호 선체 인양을 책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 내부에서는 세월호 선체인양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비록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을 구성했지만 전문성과 분석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이번에 선체 인양과 관련해 해프닝이 빚어진 것도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 시험인양과 본인양 결정은 추진단과 상하이샐비지, 전문가들이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별히 이들을 종합적으로 통솔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조직체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해수부는 17일 세월호 시험인양 계획을 발표했지만, 선체인양비상상황실 같은 특별조직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양관련 전문가는 "세월호 선체 인양은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정밀한 검토를 거쳐 진행돼야 한다"며 "이제라도 인양이 마무리될 때가지 차관급 인사가 상황실장이 돼서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있는 일처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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