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국무총리실 등을 거쳐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내리 3선 의원(17~19대)을 지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3모작 인생 여정에 나선 셈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월간 정두언' 코너에 출연해 정치 방담을 나누는 도중 향후 거취에 대해 "그러다가 나중에 연예인 될 것 같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그는 같은 코너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낙마와 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 등을 누구보다 앞서서 확신을 갖고 예상한 바 있다. 이날은 이른바 '삼성동계'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심의 '빅텐트론'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예인' 발언은 '정작 본인의 미래는 예측하고 있느냐'는 청취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치는 이미 떠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였다.
정 전 의원은 지금도 종합편성채널 등 여러 방송에 패널 등으로 출연중이며 아마추어 트로트 가수로도 이름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중견 정치인 출신이 환갑의 나이에 전업 연예인의 길로 뛰어드는 것은 신선한 파장을 낳았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연극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며 허언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바른정당의 남경필 캠프 총괄본부장직에서도 사퇴했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오랜 꿈이었던 연기 인생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3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고 구속됐다 2심에서
10개월로 감형돼 만기출소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1년여의 초조했던 시간을 연기 공부로 메웠다고 한다.
그는 "종편 등의 방송 패널로 꾸준히 참여하면서 연기에 도전할 계획"이라면서 "작은 회사에서 매니저와 함께 여러 작품에 노크하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물론 아직까지 실제 연기를 할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다.
정 전 의원은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 같은 악역을 하는 게 꿈"이라면서 "막상 기회가 주어지면 잘 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라고 허허롭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