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2003년에서 2007년에 제작한 이 작품에서 20,30대 젊은이들의 여행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할지를 묻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신소장품 2013-16' 전에서 '죽림칠현' 5부작 중 3부와 4부에 해당하는 두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여기 등장하는 젊은이 7명(남성 5명, 여성 2명)이 시골에서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섬에서 해산물을 잡고 채취하며 공동생활을 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대사가 없는 흑백 필름으로 찍은 각 70분 분량의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외롭고 삭막하다. 웃음이 사라진, 공허한 눈동자의 등장인물들은 남녀간에 키스를 나눠도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발가벗은 채 무심하게 물이 담긴 논을 걷는, 혹은 제의를 치르듯이 엄숙하게 물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젊고 탄탄한 육체가 온전히 드러났음에도 전혀 관능적이지 않다. 섬 생활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들 일행을 태운 배가 하늘로 떠서 간다.
이 장면은 젊은이들이 기성 제도를 떠나 시골, 섬이라는 자연에 들어가 공동체를 이루며 이상적인 삶을 꿈꾸지만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어떤 실험을 위해 어딘가로 향하는 것을 은유한다. 이 작품의 5부가 '도시 생활'을 담고 있다. 그들의 도시생활은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하다. 양푸둥 작가의 작품 태도는 '깨어진 환상과 더불어 살기'라고 한다.
가족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알게 됨으로써 더 가슴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을 하지 않았고, 주변의 다른 이에게는 믿기지 않은 일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억울한 속사정, 부조리한 악을 이제는 세상을 향해 말하고 고발하고 증언하는 김태령씨의 꿋꿋한 정신에 숙연해진다. 그 극한의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고통을 견뎌냈을 통한의 시간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구조악에 희생되어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되찾아주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몫이다.
신소장품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4년간 수집한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소장품의 시대별 특징과 미술사적 의미를 짚어보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수집한 작품 932점 중 주요 작품 121점을 선보인다.
제 1전시실의 주제는 '삼라만상'으로 근대와 동시대 미술의 근원과 출발점을 담고 있다. 강익중의 '삼라만상'을 비롯하여 김기창의 '정청', 이쾌대의 '여인 초상', 변월룡의 '민촌 이기영 초상', 미술관 역대 최고가 소장품인 김환기의 '새벽 #3' 등을 통해 구상에서부터 신사실파, 추상 그리고 현대적인 수묵산수화로 이어지는 한국미술의 시간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제 2전시실의 주제는 작품으로 통하는 소재이자 개인의 삶과 역사인 '일상'이다. 여성의 신체를 주제로 한 키키 스미스의 '코르사주', 안창홍의 '베드 카우치 1' 그리고 김은진의 '냉장고' 등의 작품을 통해 일상의 다양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전시실에서 서서 오줌을 누는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 3, 4전시실의 주제는 '경계'이다. 일상 그리고 이것과 접해있는 작가들의 표현 세계간의 경계 그리고 두 세계를 아우르는 사진작품과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전시된다. 한국 미디어아트의 대표작가 이용백의 '깨지는 거울'을 비롯하여 강홍구의 '오쇠리 풍경', 유현미의 '작업실의 우주',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이완의 '메이드인-대만,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 5전시실에서는 양푸둥의 죽림칠현3, 4편이 상영된다.
전시 기간: 3.13-8.13
전시 장소: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