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치킨 맛인데?"…인공 닭고기, 괜찮을까

멤피스 미트가 만든 인공 닭고기 요리
인공 채소, 인공 우유, 인공 계란에 이어 인공 닭고기와 오리고기가 등장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 멤피스미트(Memphis Meats)는 닭장이 아닌 실험실의 자기복제 세포에서 배양한 세계 최초의 인공 닭고기를 14일 내놓고 맛 감별사 몇 명을 초청해 한 식당에서 자사가 만든 치킨 스트립과 오리고기 요리를 선보였다.

인공 닭고기 요리를 맛본 이들은 대부분 "실제 닭고기 맛과 비슷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다음에도 먹겠다고 말했다.

멤피스 미트는 인공 닭고기 제조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013년 네덜란드 스타트업 모사미트(Mosa Meat)가 구글 공동창업자 출신 세르게이 브린의 자금을 지원받아 햄버거용 인공 고기를 만들어낸 방법과 비슷한 방식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사 미트는 소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영양분을 공급하며 배양한 뒤 근육과 지방세포로 키워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는 방식으로 고기형태를 만들었다. 멤피스 미트도 지난해 같은 방법으로 인공 쇠고기 미트볼을 만들어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인공 고기의 시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인공 닭고기의 제조비용은 450g의 닭고기를 얻는데 9000달러(약 1천만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지난해 인공 쇠고기 미트볼 생산에 들어간 비용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앞서 모사 미트가 햄버거용 인공 쇠고기 패티를 처음 만들었을 때 25만유로(약 3억1천만원)가 들어간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금액이다. 모사 미트는 최근 쇠고기 패티 개당 8유로(1만원)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멤피스 미트는 2021년까지 비용을 크게 낮춰 시중에 시판하겠다고 밝혔다.

부위별로 나뉘어진 소 (사진=자료사진)
일각에서는 불안정하게 섞은 단백질과 지방 세포 때문에 실제 고기의 자연스러운 맛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창업한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는 소의 피에 들어 있는 '헴(heme)' 분자가 소고기 맛을 좌우한다는 것에 착안해 시금치와 코코넛 등의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인조고기에 헴 분자를 적절하게 가미하는 '고기 맛 식품 첨가제'를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인조단백질기술개발 비영리단체(NPO) 뉴하베스트(New Harvest)는 인공 우유 개발 스타트업 무프리(Muufri)와 인공 달걀 개발 스타트업 클라라푸드(Clara Foods)를 설립해 우유에 들어있는 카제인 단백질 효모에 미네랄 성분을 첨가해 우유를 만들고 효모를 이용해 달걀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전 세계 인구의 급증과 경제적 풍요로 채소와 곡물식단에서 고기와 가공식품 위주로 음식 섭취가 늘면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소와 돼지, 닭고기 등의 사육이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더불어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료 수요를 맞추기 위한 유전자변형(GMO) 옥수수와 콩이 만들어진다. 세계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경작지 70%가 옥수수·콩 등 사료용 작물을 기르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개발과 인간이 쏟아내는 폐기물은 물론 대량으로 사육되는 소와 같은 가축들이 인공사료를 먹고 트림과 방귀를 통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18%나 된다. 최근 기술 기업들이 농축산업에 뛰어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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