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욕설에 무방비 노출
- 朴 고통? 이웃은 더 괴롭다
- 기자로 오인, 태극기봉에 맞기도
- 아이들 붙잡고 탄핵 반대 일장연설
<건국대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
- 표현의 자유, 법 테두리 내에서
- 아이들 판단력, 정체성에도 악영향
- 세밀한 규제 등 대안 필요
- 단순 등하굣길 아닌 아이들 생활공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삼릉초등학교 학부모(익명),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집 앞에서는 여전히 탄핵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그 집 바로 앞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 앞은 주택가인 동시에 삼릉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이기도 한 거죠. 그런데 그제 이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경찰에다가 박 전 대통령 집 앞 집회 신고를 막아달라면서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과격한 집회 때문에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길레 탄원서까지 등장한 건지 직접 들어보죠. 탄원서를 제출한 학부모 중에 한 분이세요.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학부모님, 나와 계십니까?
◆ 학부모>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자녀가 지금 삼릉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거죠?
◆ 학부모> 네, 두 아이를 보내고 있습니다.
◆ 학부모> 네.
◇ 김현정> 아니, 오죽했으면 학부모들이 집회를 금지해 달라 탄원서까지 냈을까 싶은데 어떤 일들이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 집 앞 골목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 학부모> 일단 아이들이 등하교 길에 그냥 폭력적인 어떤 장면이나 심한 욕설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 김현정> 그분들이? 아이들을 향해서?
◆ 학부모> 아이들을 향해서가 아니라 ,박근혜 사저 앞에, 빌딩 앞에 기자들, 방송장비를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너무나 심한 욕설을 계속하세요. 그냥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거죠.
◇ 김현정> 어느 정도 수준의 욕설이길레요?
◆ 학부모> 어떤 분들은 신체 주요 부위를 잘라라 이런 말씀도 하시는 분들도 있고.
◇ 김현정> 세상에, 방송에 지금 적합한 얘기는 아닙니다만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려드리기 위해서 말씀하신 거예요, 학부모님이. 그 정도 수준의 이야기까지 막 고성이 오가는데 그 길로 아이들이 등하교를 하고 있다.
◆ 학부모> 네네.
◇ 김현정> 또 어떤 일들이 있습니까?
◆ 학부모> 그리고 주변에 기자 차량들이 불법주차하면서 공회전을 하니까 굉장히 매연에도 시달리기도 하고요. 저도 사저 근처에 있는 곳에서 업무를 보는데 아침에 빌딩 안이 매연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또 저희 빌딩 안에서도 화장실에 낙서를 그렇게 많이 하셨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들을 마음대로 매직으로 써놓으신 거예요.
◇ 김현정> 아이고. 학부모님은 그 학교에 아이를 보내기도 하시지만 또 그 근처 빌딩에서 일도 하시는 거에요?
◆ 학부모> 네네.
◇ 김현정> 두 가지 상황을 다 말씀해 주고 계세요. 또 있습니까?
◆ 학부모> 얼마 전에 어떤 한 학부모님이 좀 불만을 토로하셨는데. 어제죠,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에 며칠간 창문도 못 열었다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 김현정> 어제 그 보도 나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창문도 못 열고 괴로워하고 있다.
◆ 학부모> 네, 그런데 그 바로 인근에 사시는 분인데 그분의 집이 반지하시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지금 계속 쏟아지는 매연 이런 것 때문에 자신도 창문을 못 열었을 뿐만 아니라 아니, 창문을 닫아도 그 매연이나 소음이나 이것들로 고통받는데 정말 박 전 대통령이 그것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면 이웃들의 고통도 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토로하시더라고요. 정말 소통과 어떤 불통을 어쩌면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소통이 되지 않는.
◇ 김현정> 그래요. 아이들을 상대로 지지자들, 모인 분들. 아이들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뭘 행위를 하거나 이런 경우도 있어요?
◆ 학부모> 아이들을 붙잡아놓고 역사를 바로 알아야 된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도 있고 편의점에 가서도 이분들이 일장연설들을 하실 때가 있어요.
◇ 김현정> 일장연설? 탄핵의 문제점, 이런 것들?
◆ 학부모> 네네.
◇ 김현정> 아이들은 조금 무서울 수도 있겠는데 뭐라고들 아이들이 와서 얘기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이게 지금 며칠째입니까, 벌써. 일요일에 왔으니까 한 5일 됐죠? 6일 됐군요.
◆ 학부모> 더 불안한 것은 이번 주말에는 더 모인다고. 지금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더 불안해하거든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니까 앞으로 새로 등록하는, 새로 집회신고를 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허가하지 않겠고 또 기존에 집회신고를 한 단체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하도록 하겠다 이렇게 어제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어요?
◆ 학부모> 중요한 건 통제되지 않은 분들이 많거든요.
◇ 김현정> 아하. 일부에 아주 난폭하게 하는 분들이 발생하면?
◆ 학부모> 네네, 말리고 몸싸움하다 보면 밀려서 도로 쪽으로 밀릴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도 경찰분이 차에 치여서 그런 일도 있었는데. 아이들도 그런 곳에 휩쓸릴 수가 있잖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지금 경찰에서는 등하굣길에는 집회 제한을 하겠다. 기존에 신고된 곳이라 하더라도, 집회 신고가 된 곳이라 하더라도 등하굣길. 그러니까 오전 7시에서 9시, 낮 12시에서 3시 사이에는 집회 제한하겠다, 이걸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 학부모> 12시에서 3시라고 하는 게 정말 제한적인 게 12시에서 3시에만 하교하는 게 아니라 더 늦게 끝나는 애들도 많고 학원을 가기 위해서 기다리고 왔다갔다 해야 하는 이동로, 통로거든요.
◇ 김현정> 그렇기는 하네요, 그렇기는 하네요.
◆ 학부모> 그래서 그 제한적인 것은 정말 제한적인 조치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학부모님이 원하는 것은 아예 금지시켜달라?
◆ 학부모> 일단 이런 상황들이 연출되고 동네가 굉장히 불편해지니까 그것에 대한 불만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제가 여기를 지나가는 그냥 길뿐이었는데도 제가 태극기봉으로 두 대를 맞은 적이 있거든요.
◇ 김현정> 아니, 왜 맞으셨어요, 지나가는데?
◆ 학부모> 그러니까 기자라고.
◇ 김현정> 기자로 착각해서?
◆ 학부모> 기자 아니고 여기 주민입니다 말씀을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태극기봉으로 저를 때리셨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기자 보면 거기에서 막 다 때려요?
◆ 학부모> 좀 어떤 악감정을 가진….
◇ 김현정> 방송사, 언론사?
◆ 학부모> 방송사, 언론사를 언급하면서 너 그 기자 아니야 하시면서 때리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게 맞은 주민들이….
◆ 학부모>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게 좀 잘 준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제한적 조치 정도가 아니라 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강화된 조치를 필요로 한다, 이 말씀.
◆ 학부모> 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학부모>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삼릉초등학교 학부모 한 분을 먼저 만났습니다. 도대체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그러니까 본인의 의사표현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중요하죠. 하지만 이렇게 주민들, 다른 국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거 어떻게 조정이 되어야 하는가, 이거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건국대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 연결해 보죠. 이웅혁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웅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말씀드렸듯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 피력하는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 또 뭐 의견을 피력하다 보면 피해 어느 정도 감수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 어떻게 보세요?
◆ 이웅혁> 물론 표현의 자유가 아주 중요한 가치지만 그것에 또 한계가 있는 것이죠.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준다든가 더군다나 이게 중요한 것은 아동이라고 하는 소위 말해서 아동이 이 세상의 어린이라면 누구나가 마땅히 누려야 할 그와 같은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UN에 그와 같은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안전한 그런 주거지라든가 안전한 도로에서 생존할 권리라든가 또 정상적인 발달을 할 수 있는, 소위 말해서 지금 초등학교 아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 중요한 자기 정체감이라든가 또는 사회와의 소통 기술을 발달시켜야 되는 것인데. 이것이 상당하게 지금 침해되고 있는 훼손되고 있는 것이 지금 학부형님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정말 법 테두리 내에서 소위 말해서 인정되는 방식으로만 해야지 지금처럼 막 군가도 막 부르고 확성기도 막 나오고 이것을 보는 아이들은 이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이냐. 상당히 혼돈스러울 뿐만 아니고 더군다나 하는 한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가 왜 갑자기 우리 집 동네에 있느냐. 또 경찰이 왜 이렇게 많이 운집해 있느냐.
◇ 김현정> 그리고 태극기봉으로 막 주민들을 때린다잖아요, 기자인 줄 알고. 이거를 아이들이 보면 태극기봉이 언제부터 무기였어, 이런 생각도 하겠어요.
◇ 김현정> 아이를 붙잡고 아이들한테 때린다든지 아이들한테 욕설한다든지 그게 아니더라도 그냥 그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교육적으로 안 좋다는 말씀을 지금 하셨습니다. 그런데 집시법이라는 게 있잖아요, 교수님. 집시법 좀 찾아보니까 학교 주변 지역으로서 집회 또는 시위로 학습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면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 분명히 이 규정이 있던데 이번에는 어떻게 집회신고가 집회가 허가가 됐습니까?
◆ 이웅혁> 그러니까 뚜렷이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면 제한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정이 돼 있는 거죠.
◇ 김현정> '뚜렷이'라는 것 때문에?
◆ 이웅혁> 네, 뚜렷이. 그러니까 이 '뚜렷이'라고 하는 그 해석 자체가 상당히 애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음 같은 것이 기본적으로 60데시벨이나 65데시벨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집회시위를 한다고 하면 이것은 뚜렷이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보기 상당히 어렵죠. 다만 요 며칠 사이에 예를 들면 확성기, 고성 또 학교 측의 항의, 이런 것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일정기간, 일정시간 제한을 이렇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학습권에 관한 것이 보장이 돼야 된다고 집시법에 있고 이거 플러스 사실은 주거지역에 평온한 사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이런 것도 사실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사생활의 평온이 뚜렷이 침해돼야 된다. 그래야 금지나 제한을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처음에 경찰 당국에서 적극적인 해석을 하지 않았던 것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허가를 내줬던 거군요. 뚜렷이 침해할 것 같지 않다라는 생각으로 허가를 해 줬다가 이렇게 문제가 생기니까 어제 조치가 내려왔습니다. 하나는 뭐냐 하면 기존에 먼저 신고한 사람 외에는 허가해 주지 않겠다. 그리고 기존 신고한 사람들도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는 제한하겠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 이웅혁> 그런데 사실 아까 학부형께서 이야기하신 대로 이 골목 전체 학교 주변은 이 아이들의 중요한 생활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학원도 갈 수 있고 떡볶이 사러 몰려다닐 수도 있고.
◇ 김현정> 놀 수도 있고.
◆ 이웅혁> 그런데 주변에서 이렇게 아저씨들이 여러 가지 위협적인 목소리 또 싸움하는 거, 욕설하는 거 이것을 그대로 보고 배우게 되면 이게 모방이 돼서 학교 내에서도 그와 같이 비행적인 행위를 하기 때문에 원칙론적으로 봐서는 학교 주변이라고 하는 폭을 좀 더 넓게 봐서 이 지역 이 외로 이 지지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옮겨가서 집회 시위와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 이렇게 보는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집 바로 앞에서 하겠다고 한다면 이것을 또 무조건 금지할 수 없는 한계가 있죠. 왜냐하면 의사표현은 어느 장소에서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예를 들면 장소는 바로 집 담벼락이나 근처 20m 안으로 한다든가 또 인원수도 20명 안으로 제한해서 소리를 내지 않고 그럼 의사표현으로 푯말로 한다든가. 그런 범주로 좀 합리적인 조정을 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세밀하게 좀 제한을 해 줄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청취자 의견 보니까 유둘맘님은 아니, 주택가라고 하면 주민들 집에 있는 주민들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많이 화나셨어요. 반면에 손지원 님은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생각 가진 사람 목소리 막지 말아야 합니다 하면서 이것도 용인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 어느 정도 불편 감수해야 되는 거 아니냐 또 이런 의견도 들어오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청취자 의견을 좀 더 받아보면서 이웅혁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교수님.
◆ 이웅혁> 네.
◇ 김현정>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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