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 누가 믿겠나"...트럼프 도청의혹 외통수

여당인 공화당까지 "도청의혹 근거없다"...거짓말쟁이로 몰릴 판

사진 출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트위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궁지로 몰리고 있다.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상하원이 일제히 '도청 지시가 없었다'고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16일 미 하원 폴 라이언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원과 하원의 정보위원회에서 러시아 관련 모든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적어도 우리 정보당국과 관련해서는 그런 도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 소속이다. 이와함께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타워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미 정부에 의해 사찰 받은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도청 의혹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의혹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은 곤혹스런 처지로 몰리게 됐다.


앞서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승리 직전 트럼프 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을 방금 알았다"며 "내 전화를 도청하다니 정말 저급하다" 등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도청 의혹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트럼프 측은 의회의 발표가 아직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도청 의혹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의회의) 성명은 분명히 현시점에서 그렇게 믿지 않는다는 것이며 결론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2016년 대선때 있었던 여러 활동에 대한 다양한 보도가 있었다. 사찰 기술이 동원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도청 그 자체를 의미한 것은 아니다는 점을 이미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직접적 도청은 아닐 수 있지만 불법 사찰이 있었다는 쪽으로 한걸음 물러선 모습이다.

한편,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 의혹을 포함해 거짓말을 계속 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며 증거도 없이 말하고 싶은 것을 그냥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트럼프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사람들이 "트럼프가 그랬대"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을 믿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금이라도 도청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해야하는) 여러가지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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