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희는 16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4쿼터 결정적인 3점포와 도움 등 팀 최다 17점을 몰아쳤다. 72-6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우리은행은 5전3승제 시리즈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남은 4경기에서 2승만 거두면 통합 5연패를 이룬다.
임영희의 활약이 빛났다. 1쿼터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PO)를 치르고 올라온 삼성생명보다 상대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고전했다. 이런 가운에 임영희는 존쿠엘 존스와 함께 6점씩을 넣으며 18-17 리드를 이끌었다. 야투 6개 중 3개를 꽂았다. 이후 우리은행은 몸이 풀린 듯 2쿼터부터 야투가 적중하면서 전반을 39-34로 마칠 수 있었다.
임영희는 가장 중요할 때 다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3쿼터를 10점 차로 앞선 우리은행은 4쿼터 중반 상대 거센 추격에 몰렸다. 김한별(22점)의 3점포와 배혜윤(8점)의 미들슛으로 종료 4분 12초 전 65-62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때 맏언니가 나섰다. 임영희는 이어진 공격에서 박혜진(9도움)의 패스를 받아 통렬한 3점포를 꽂아넣었다. 우리은행의 숨통을 트인 한방이었다. 종료 1분여 전에는 고공 패스로 존스의 골밑슛을 어시스트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군과 적군 장수가 모두 칭찬한 활약이었다. 경기 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임영희와 박혜진에게 너무 많이 점수를 줬다"고 패인을 짚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임영희와 존스를 4쿼터에 너무 늦게 내보냈다"면서 "그래도 몸이 풀리면서 임영희가 결정적일 때 해줬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임영희는 "삼성생명의 상승세가 있었고, 우리는 몸이 덜 풀려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이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4쿼터에 3점 차까지 쫓긴 것은 솔직히 모르고 있었다"고 폭소를 자아내면서 "감독님이 패턴을 지시하면서 '무조건 쏘라'고 하셔서 쐈는데 들어간 것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체력도 문제 없다. 임영희는 "팀에서 제일 나이가 많아 감독님께서 '너무 미친 듯이 공격하지는 말라'고 하시더라"면서 "그래서 체력 안배를 해가면서 경기를 했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어 "아직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2차전을 잡고 3차전이 열리는 용인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