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네덜란드 총선 개표결과, 마크 뤼테 수상이 이끄는 자유민주당(VVD)이 33석을 얻는데 그쳤으나 여전히 제1당을 지켰다. 그 다음으로는 반이민 반EU 극우의 자유당(PVV)이 20석을 얻어 제 2당이 됐고 다음으로 기독민주당(CDU)과 민주66당(D66)이 19석,녹색좌파당(GL)과 사회당(SP)이 14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자유민주당의 최대 파트너였던 노동당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38석을 얻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9석을 얻는데 그쳤다. 네덜란드는 150개의 의석을 놓고 28개 정당이 경합을 벌이는 구도인데 10석 이상을 확보하는 정당만 6개에 이른다. 뤼테수상이 과반수를 차지해 연립정부를 수립하려면 적어도 다른 3당과 연합이 필요한데 이를 협상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따라 영국의 가디언지는 '넥시트'(네덜란드의 EU탈퇴) 현실화도 요원하며 표결에 부쳐진다고 해도 과반을 확보할지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유럽국가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바로 다음달에는 프랑스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영국과 미국에 이어 극우돌풍이 이어졌다면 다음달 프랑스 대선마저 위태로왔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수상 마크 뤼테는 "잘못된 종류의 포퓰리즘을 네덜란드국민들이 거부했다"고 말했고 유럽정상들로부터도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프랑스 올랑드대통령도 뤼테대통령이 극단주의에 명백하게 승리했다고 말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수석보좌관 피터 알트마이어는 트위터를 통해 "네달란드, 당신은 챔피언"이라며 "멋진 총선 결과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덜란드 총선결과가 극우돌풍을 잠재웠다고 결론짓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네덜란드 총선 표결방식이나 정치구조가 미국대선이나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음달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이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을 중단시킬지 여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당제인 네덜란드의 경우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승자독식이 될 수 없는 정치적 구조이지만 프랑스의 경우 대선이어서 승자독식구조이기 때문에 다음달 프랑스 대선이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과연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의 돌풍이 사라질지 다음달 프랑스 대선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