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재벌 사면 없다"…손학규 "인사 독립해 '법꾸라지' 없애"

경제공약, 사법개혁 공약 각각 발표하며 정책 대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형을 선고받은 비리 기업인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는 내용의 경제공약을 발표했다.

경선 경쟁자인 손학규 전 대표는 사법권력자에 대한 탄핵절차법 신설, 지방검찰청 검사장·지방경찰청장 직선제 등을 내세운 사법 개혁 공약을 선보였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개혁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안철수, 공정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재벌 사면 없어

안 전 대표는 16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대한민국의 시작은 권력과 재벌의 부당거래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데에서 시작된다"며 "대통령도 재벌회장도 법 안에 있다. 이제는 누구도 불법적 특혜, 특권을 누릴 수 없다"고 공정 시장을 강조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을 통해 현재 5명인 공정위 상임위원 수를 7명으로 늘리고 임기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공정위의 제지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기업분할명령 등 강력한 제제가 가능하게 하고, 대기업의 악의적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재벌 총수 일가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안 전 대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재벌 특혜를 시정하겠다"며 "횡령, 배임 범죄 형량을 강화해 집행유예 선고로 피해가지 못하도록 하고 비리 기업인에 대해 사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 사외이사 대부분이 사실상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는 재벌총수와 학연·지연 등으로 얽혀 있는 사람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때문에 견제와 감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이런 관행을 막기 위해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개혁 관련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손학규 "법꾸라지 없애자"…사법권력자 탄핵절차법 신설·검경 지방분권 추진

한편, 손학규 전 대표는 "'법꾸라지' 없는 완전한 법치국가를 실현하겠다"며 사법 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손 전 대표는 "법치주의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려면 법을 실제로 운영하는 사법 권력이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인사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검경의 지방분권화를 추진해 지방검찰청 검사장 및 지방경찰청의 직선제를 실시하고 지방검사장 및 지방경찰청장 후보는 최근 5년내 검사나 경찰에 없던 자로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법관인사위원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밖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 검찰 등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독립적으로 수사하며 판·검사의 전관예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판·검사는 퇴직 후 3년 동안 변호사 개업 및 민간기업 취업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민간인으로 이뤄진 배심원들이 불기소처분의 타당성 여부를 심사하는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관·헌법재판관·검사·고위경찰 등에 대해선 국민이 국회에 탄핵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배심 재판의 기회도 넓힐 방침이다.

현행 군사법원 제도에 대해 손 전 대표는 "상명하복의 군 내부 조직인 군사법원으로는 사법재판의 공정성, 형평성 및 투명성 보장이 어렵다"며 평시 군사법원은 폐지하고 전시·비상시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선룰 협상 파행으로 오랜 기간 신경전을 벌인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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