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함께 개헌 단일안을 만들어 대선 때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한 주 원내대표는 당안팎의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개헌에 소극적인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는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이번 대선 전에 개헌안이 통과 안되면 역대 정권에서 그랬듯이 개헌이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개헌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어 "국민의당, 민주당 내 개헌 찬성 의원들과 함께 개헌안을 준비해왔고,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과 함께 TF를 꾸려 단일안을 만들고, 어제 3당 원내대표와 개헌특위 간사가 모여 가급적 대선 전에 개헌안을 통과시키기로 최선을 다하고자 합의했다"고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그는 "개헌 문제는 정치권에서 충분히 검토됐다. 내용의 문제 아니라 의지와 결단 문제"라며 "탄핵소추안 통과 때 새누리당의 동참이 필요했듯 개헌도 자유한국당의 동참 없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과 함께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에 반한다는 지적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필요성을 공감해 국회 개헌특위를 출범시키면서도 개헌에 소극적인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문재인이 반대한다고 비겁한 침묵과 반대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개헌 논의를 막는 것은 월권이자 독재적 발상이다"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그는 "문재인이 개헌에 반대하는 이유는 조금만 버티면 제왕적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착각해서이다"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서 개헌 찬성 의원의 내부 단속에 나서니 탈당까지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는 걸로 안다"며 "문재인을 보면 2002년의 이회창이 생각난다. 대세론에 안주하면 패배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헌은 한 여름밤의 꿈"이라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을 뒤집어 "개헌은 한여름밤의 꿈 아니라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인동초가 될 것"이라며 흔들림없는 개헌 추진을 강조했다.
이용호 의원도 "개헌은 이 시대의 최고의 개혁"이라며 "탄핵 사태 이후에 낡은 체제와 결별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하는 시작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주자들이 정치 공학적으로 유불리를 따져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개헌을 대선 이후로 미루고 보자는 것이지만 정치사적으로 전혀 지켜질 수 없는 공허한 약속이다. 민주당 내 개헌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당 원내 지도부가 개헌 추진에 의지가 강한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는 대선 전 개헌 추진에 반대하고 있어 다음주 초에 열리는 당 의원총회에서 격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