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연송 (남해EEZ바닷모래채취대책위원장)
◆ 정연송> 안녕하세요.
◇ 김현정> 4만 5000여 척이라고 하면 저는 그림도 잘 안 그려지는데요. 대체 어디에 어떻게 모인 거예요, 이 배들이.
◆ 정연송> 전국 항포구에서 전국 91개 수협에 소속돼 있는 선박들이 항포구에서 모인 겁니다.
◇ 김현정> 해상시위라고 하면 어떤 식으로 벌이는 겁니까?
◆ 정연송> 오늘 남해 욕지도 인근 EEZ(배타적경제수역) 해상에서 대형선망어선과 저인망어선들이 모여서 플랜카드도 달고 해상에서 배를 이용해서 앞으로 전진하면서 그렇게 하는 방식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하는 거군요. 이렇게 4만 5000여 척의 배가 고기잡이 다 밀치고 여기 모일 때는 분명히 이유가 엄청난 게 있을 텐데 보니까 바닷모래를 너무 무분별하게 채취하고 있다 이 문제를 제기하신 거네요?
◆ 정연송> 그렇습니다. 정부는 정부의 일방적인 남해서의 EEZ 바닷모래를 채취기간 연장 결정에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 대책위 입장은 모래 채취에 대한 전면 금지와 또 피해조사 그리고 피해 인력에 대한 원상 복구입니다.
◇ 김현정> 아니, 바닷모래라는 건 아무나 막 퍼갈 수가 없는 거잖아요. 다 정부에서 허락을 받아서 퍼가는 거잖아요?
◆ 정연송> 국토부에서 허가를 해서 일반 사업자를 모집을 해서 다 내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정부에서 허가를 해 줄 때는 다 이것저것 고려해서 퍼가도 될 만큼만 퍼가라고 했을 텐데 지금 그게 무너진 겁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 정연송> 당초 정부가 모래 채취, 바닷모래 채취는 국책 사업으로 부산에 있는 신항만 건설일 경우에 한시적으로 허용을 했다가, 이게 약속을 무너뜨리고 지금은 민수용으로 이렇게 모래를 채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부산 신항 건설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래니까 퍼가게 허락해 주겠다고 어민들한테도 얘기를 했어요, 정부가?
◆ 정연송> 네, 그게 2008년도 당시부터 시작됐으니까요. 2008년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민들은 거기에만 동의를 한 건데, 그 후에는 민간 사업자들까지 모래를 퍼가기 시작했다 이 말씀이세요?
◇ 김현정> 그런데 저처럼 뭍에 사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해변가 모래 취채하는 게 바닷속 생태계에 뭘 그렇게 크게 영향을 많이 주나? 언뜻 이해는 잘 안 가요. 이게 어떤 식으로 퍼가길래 어떻게 피해가 오는 겁니까?
◆ 정연송> 이게 바다를 제가 현장에 가서 어군 탐지기를 해서 관찰을 한번 해 봤습니다. 정말 이거는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다가 이렇게 파여 있는데... 집을 다 부숴놓고 돌만 이렇게 왕성히 있는데 이게 무슨 고기가 산란을 하며, 이게 어떻게 되겠나 싶어서 정말 한심스러워서 개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 김현정> 투시경 가지고서 들여다보니까 어땠길래요. 어느 정도 폐허가 됐길래요?
◆ 정연송> 관리 감독의 소홀함도 소홀함이지만 파는 본인들이 이렇게 닻을 내려 배를 고정시켜놓고 빨아 당기는 형식으로 모래를 채취하기 때문에 이거는 10m, 20m를 무작정 파내는 형식입니다.
◇ 김현정> 10m, 20m을 계속 파대는 거예요, 빨대로 흡수하듯이, 기계를 가지고?
◆ 정연송>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거기 모래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모랫 속에 알 넣어놓은 거, 모래도 빨려갈 수 있고 수초로 빨려 들어 갈 수 있고 이런 거예요?
◆ 정연송> 물고기뿐 아니고 그 호수 안을 통과할 수 있는 돌까지도 전체가 다 빨려 올라오고요.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주위에 있는 거는 다 빨아 당겨서 올라올 수밖에 없고 거기서 모래를 파니까 일어나는 그 부유물이 또 물결을 따라서 전 연안으로 퍼지면서 연안 어민들도 지금 어업이 안 된다고 야단입니다.
◇ 김현정> 또 2차 피해까지 있고... 그걸 정부가 또 허가를 해 주고.
◆ 정연송> 이게 지금 원상복구가 안 된다고 합니다. 모래를 파내면.
◇ 김현정> 아, 한번 파내면 다시 원상복구가 안 된대요?
◆ 정연송> 네. 원상 복구를 할 수 있는 방향도 정부가 모르고 있습니다. 모르고 있고 이게 수백 년, 수천 년 걸쳐서 퇴적층으로 형성돼 있는 이 모래가, 파내고 나면 단시간 회복된다는 거는 상식적으로도 인정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퍼내는데... 주걱으로 퍼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퍼 가는데 회복이 쉽게 될 리가 없네요. 자자손손 터 잡고 살아야 하는 어민들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피해가 지금 어느 정도나 된다고 어민들은 주장하시는 건가요?
◆ 정연송> 저희들이 볼 때는 동해안에서부터 거제 앞바다 욕지, 양자강 하류도 모래 수해까지 연결해서 모래가 파짐으로 해서 그 지역의 특색 있는 어종들이 지금 현재 사라져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 보면서 안타까우세요?
◆ 정연송> 멸치가 작년 대비 한 60% 정도만 생산이 되었고 고등어 그 다음에 정어리, 갈치, 쥐치 등 전 어종의 생산량이 금년도가, 44년 만에 100톤 이하로 92만 톤으로 이렇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44년 만에. 어획량이 100톤 이하로 내려간 건 44년 만이라고요?
◆ 정연송>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항의를 했을 때 정부의 답변이 왔을 거 아닙니까? 뭐라 그러나요?
◆ 정연송> 정부는 지금 현재 작년도에 반 정도, 2분의 1 정도를 1년 동안 파게하겠다는 그런 내용의 발표입니다.
◇ 김현정> 지난해 채취량의 2분의 1 수준으로 올해는 좀 줄이겠다, 이런 답변이 왔지만, ‘이제 멈춰라. 2분의 1 수준이 아니라 아예 멈춰라.’ 이 주문이세요?
◇ 김현정> 말씀을 듣고 보니까 이게 어업인들만, 어민들만의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자연에 관한 문제, 우리가 살고 우리 후손들이 살 삶의 터전에 관한 문제구나, 중요성에 번뜩 정신이 나는데요. 다 같이 관심 가져야겠고요.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나가는지 계속 저희들 지켜보겠습니다.
◆ 정연송>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남해 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채취대책위원회의 정연송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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