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단체들, 왜 하필 한 건물에 모여있을까

한겨레21, 국정원 등 자금 지원 의혹 제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인용 사흘만인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퇴거해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들이 모두 한 건물을 쓰고 있다는 건 무얼 의미할까. 아직은 단정할 수 없다"

한겨레21이 극우파단체가 밀집한 것으로 추측되는 건물을 찾아낸 뒤 이들이 국정원 등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을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21은 "부림주택 안에서 무슨 일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우익 단체들이 모인 건물이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부림주택'이다"라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이들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운동에 적극적인 '기회평등 학부모연대', 우파 학생운동을 대변한다는 '전국청년대표자연합' 등 서로 다른 우익 단체들이 집결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영화사' SH필름이 실제 일을 보는 장소로 이곳을 주소지로 올렸다"며 영화사가 '그런데 통영의 딸이 그곳에 있습니다'를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서 주목한 건 이 영화사가 영화를 제작하며 영진위로부터 8억 원을 지원받고, 모태펀드 산하 투자 캐피털로부터 35억을 받은 대목이다. 또, 제작비 45억 원 중 43억 원이 정부 지원과 관리로 충당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화의 소재는 최홍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당시 남북청년행동단 대표)가 주도한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 운동'이다. 배우 이범수가 주연을 맡았으나 개봉은 요원하다.

보도는 최 전 행정관에 대해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했고 MB 때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회진흥회 최연소 이사를 지냈으며 박근혜 대통령인수위원회를 거쳐,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고 소개했다.

또, 최 전 행정관이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의 상근 전문위원이 됐다는 정황을 덧붙이며 "정부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의 간부가 자신이 저작권을 샀던 영화에 기금을 준 셈"이라고 강조했다.

보도는 이어 탄핵 반대 집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와 '에픽미디어'가 건물에 추가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에픽미디어는 가짜 뉴스 진원지인 '노컷일베'의 발행사다. 도메인 등록은 지난 2016년 7월이며 기사 발행 시작은 10월 25일부터다.

한겨레21은 이들 날짜가 각각 TV조선의 대통령 측근 비리 관련 첫 보도 직후, JTBC 태블릿PC 보도 후 박 전 대통령의 1차 대국민사과 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국정원장을 지낸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월 특별검사 조사에서 말한 것도 상기했다.

당시 그는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은 예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기조실장한테 그런 내용에 대해 보고받았지만, 계속 그런 지원이 있어왔기 때문에 국정원장이 굳이 터치할 입장은 안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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