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극장가에 벌어진 한국 영화 실종 사건

극장가 비수기인 3월, 한국 영화가 어느 때보다 혹독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받아 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들어 간 정식 개봉 한국 영화는 단 두 편 뿐이다.

배우 조진웅의 스릴러 영화 '해빙'과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재심'. 이 두 편을 제외하면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은 모두 흥행 부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던 영화 '싱글라이더'와 제작비 100억 원의 대작 '조작된 도시'가 대표적이다.


독보적인 흥행 영화는 없어도, 이에 비하면 할리우드 영화들은 처지가 나은 편이다.

미지의 괴수가 주인공인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는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엑스맨 마지막 시리즈인 영화 '로건'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들 외에 눈길을 끄는 것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영화들의 성적이다. 영화 '라라랜드'는 개봉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고 있고, 영화 '문라이트' 또한 최우수작품상으로 주목받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 정도 남은 3월 내내 한국 영화의 흥행 성적은 반등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미녀와 야수'가 이미 예매율 58.9%를 기록한데 반해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3.5%에 그쳤다.

한 가닥 희망은 3월 말 개봉하는 영화 '프리즌'과 '보통사람'이 한국 영화 흥행 불씨를 되살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대거 포진한 시점이라 전세를 뒤집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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