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웨일' 크롬-IE 아성 깬다…웹브라우저 시범판 공개

하나의 창 안에서 여러 작업 동시에…AI '파파고' 적용, 웹에서 곧바로 번역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웨일'을 공개했다. 아직은 오픈 베타 버전(공개 시범판)이지만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익스플로러(IE)와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네이버는 PC판 웨일 오픈 베타 버전을 14일 공개했다. 그동안 일부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하던 테스트를 인터넷 사용자 모두에게 공개한 것이다.

'웨일'은 '우주선은 거대한 고래였다'는 유명 SF 소설 '파운데이션'의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사용자가 정보의 우주를 여행하는데 우주선처럼 요긴한 존재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네이버는 오픈테스트로 최종 점검을 마친 뒤 연내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 버전도 하반기에는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자체 브라우저 개발에 6년간 공을 들였다. 개발 완료 뒤 지난 1월부터 약 3만명 규모로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웨일은 하나의 창 안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옴니태스킹'이나 처음 보는 단어를 드래그만 하면 바로 정답을 알려주는 '퀵서치' 등의 기능을 앞세웠다.

또 모바일 페이지를 스마트폰과 똑같은 환경에서 볼 수 있는 '모바일 창'도 넣어 편의성을 강화했고 인공지능(AI) 기술인 '파파고'를 적용해 외국 웹페이지도 곧바로 우리 말로 옮겨준다.

국내 IT 업체가 이처럼 웹브라우저 시장에 직접 진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PC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과 IE는 점유율이 각각 56.04%와 34.82%로, 이 둘을 합치면 90%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애플 사파리·마이크로소프트 엣지·모질라 파이어폭스가 2.68%, 2.4%, 2.19%씩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고, 유일한 국산 웹 브라우저인 줌인터넷의 '스윙'은 0.82%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생소한 국산 브라우저 웨일이 크롬과 IE의 아성을 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웨일이 옴니태스킹 등 차별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데다가 크롬에서 작동하지 않는 '액티브 X'도 최대 2년까지 한시 지원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기술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웨일'을 자사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SW인 웹 브라우저를 직접 개발해 네이버 서비스의 범위를 대거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는 번역·달력·동영상·메신저·게임·스크랩과 같은 브라우저 보조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는 전용 '웹 스토어'를 곧 열어 각종 SW 개발사와 사용자가 만나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3개월 동안 3만여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2차 CBT를 하며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면서 "한국인의 필요성을 가장 잘 반영하면서도 보편적 가치가 뛰어난 웹 브라우저를 선보여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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