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첫 소녀상 철거 위기, 또 빌미 된 한일 위안부 합의

국가적 대응하는 日, 대응 없는 韓... 소녀상 철거 위기 언제든 반복될 수 있어


- 일본의 방해작전에도 007작전처럼 비밀리에 건립한 유럽 첫 소녀상
- 日, 독일 비르트이사장에게 수십 통의 이메일과 전화로 압박
- 소녀상 철거 위기에도 아무 대응 없는 한국 대사관.. 외교력 기대하기 어려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3월 14일 (화)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추용남 (독일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

◇ 정관용>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이었죠. 유럽에서 첫 번째 소녀상이 독일에 세워졌습니다. 참 반가운 소식이었죠. 그런데 불과 며칠 안 지났는데요. 이게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답니다. 일본 대사가 한일 위안부 합의 그걸 근거로 들면서 이 소녀상을 세우도록 허락한 공원의 이사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예요. 어떤 사연인지 독일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고 계신 추용남 목사님 독일 현지로 연결합니다. 추 목사님 안녕하세요.

◆ 추용남> 안녕하세요.

◇ 정관용> 독일 어디에 소녀상이 세워진 겁니까?

◆ 추용남> 정확한 위치는 독일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 비젠트시에 있는 네팔 히말라야공원 안에 세워졌습니다.

◇ 정관용> 비젠트시라는 곳이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죠?

◆ 추용남> 큰 도시는 아닙니다. 일단 레겐스부르크라고 하는 도시 안에 속해 있는 도시이고요. 독일에서는 두 번째로 오래된 도시로 알려졌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네팔 히말라야공원 이거랑 소녀상하고는 직접 관련이 없는데 왜 그 공원에 가게 됐습니까?


◆ 추용남> 일단 그건 독일에 있는 프라이부르크시라고 하는 시가 시장이 한국의 수원시를 방문했다가 수원시 평화의 소녀상을 보고 독일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자고 협약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일본이 건립 자체를 무산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무산의 소식을 들은 수원의 민간단체들이 2016년 10월에 독일로 오셔서 저희 독일에 있는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서로 만나서 협약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레겐스부르크 비젠트시에 있는 네팔히말라야공원을 최종 건립지로 확정했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본 정부의 방해 또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이런 걸 뚫고 무슨 작전 하듯이 소녀상 건립을 성공하신 거군요.

◆ 추용남> 일본 정부가 프라이부르크시에서 무산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독일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알면 저희 판단으로는 이 소녀상이 작은 게 아니어서 1톤이 넘는 물건, 작품이기 때문에 독일로 들어오는 통관 자체를 방해받을 염려가 있어서 아주 비밀리에 작년 12월경에 소녀상을 이미 독일로 옮겨놓고 저희가 아주 보안을 지켜가면서 공개하지 않았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비밀작전으로 소녀상 건립까지는 왔고 제막식도 했는데 제막식을 하고 나니까 일본 정부도 알게 된 거 아니에요.

◆ 추용남> 그렇죠.

추용남 안점순 할머님과 독일 소녀상(사진=추용남씨 개인 촬영)

◇ 정관용> 그래서 일본 대사가 이 공원의 이사장이라는 사람한테 찾아와서 어떻게 했답니까?

◆ 추용남> 들려오는 소식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수십 통의 이메일과 정체불명의 전화가 공원의 비르트 이사장에게 쏟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리고 일본 정부가 바이에른주와 그리고 레겐스부르크시를 공식 문제를 제기해서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지라고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고요. 토요일은 일본 총영사가 직접 비르트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비르트 이사장은 와서 보라고. 와서 보면 평화로운 분위기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어제 월요일 일본 총영사가 직접 비르트 이사장을 만나서 한일 협약서를 내놓고 이미 모든 보상과 배상을 충분히 했다고 설득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비르트 이사장이 그 설득을 받아들였고 그렇다면 자기네 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이유가 없다고 마음을 바꿨다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소녀상 조각 작가와 독일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위원들(사진=추용남씨 개인 촬영)

◇ 정관용> 큰일 났군요. 그러니까 일본 총영사가 들고 간 건 바로 한일 양국 정부 간의 합의라고 하는 그거. 10억 엔 줄 테니 이걸 불가역적으로 끝난 것으로 하자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 문서만 보면 전후 사정을 모르시는 분은 이거 양국 간에 끝난 문제구나 이렇게 오해했다 이런 거죠.

◆ 추용남> 그렇죠. 순수하게 그냥 평화적인 의미가 아니고 일단은 비르트 이사장은 한일 간의 문제에 끼어들고 싶지 않고 그 협약서 내용을 보고 그 설득에 넘어간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지금에 와서라도 그 소녀상 철거하겠다고 하면 한국 정부가 됐든 독일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항의하거나 이럴 것도 지금 아닌 상황 아닙니까?

◆ 추용남> 한국대사관은 기본적인 입장이 없습니다. 저희가 한국대사관에 요청할 수 있는 루트도 없고 이건 사실은 민간적인 일입니다. 민간 대 민간의 일인데 민간 대 민간의 일을 일본은 공식 정부 기관이 나서고 있는 거고 모르겠습니다. 일본 민간에서 정부에게 요청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굉장히 발 빠르게 일본 정부가 나서고 있는 처지인데 그런데 우리 정부 입장은 우리가 이렇게 호소를 해도 여전히 우리 정부의 태도는 없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철거 위기 상황. 조만간 곧 철거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실 겁니까?

◆ 추용남> 시간은 좀 남아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 열심히 비르트 이사장을 설득하고 있고요. 아직은 철거라고 하는 얘기를 우리 건립추진위원회에 공식적으로 통보된 게 아니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제가 한국에도 그리고 언론에도 호소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철거하겠다고 하는 처지가 올 때까지 설득할 겁니다.

◇ 정관용> 온 힘을 다해 설득해 주시고 저희도 많은 힘을 보태 드리겠습니다.

◆ 추용남> 감사합니다.

◇ 정관용> 두 번, 세 번 우리 정부가 야속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독일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추용남 상임 대표였습니다.

(✻ 방송직후 추용남 목사가 제작진에 밝혀 온 바에 의하면 비르트 이사장이 일본 총영사에게 "평화의 소녀상을 한일간의 분쟁으로 보지 않고 세계 여성의 평화의 관점에서 보고, 공원에서는 아직 철거할 마음이 없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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