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공중파 3사와 YTN·OBS 등 5개사 주관 민주당 대선주자 3차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대연정과 통합 리더십, 개인전과 기록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안 지사는 대선자금 유용 질문에 얼굴을 붉혔고, 문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탈당 책임을 묻는 질문에 경직됐다.
문 전 대표는 국론분열 봉합에 대한 첫 공통질문에 "정치인들끼리 모이는 게 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 지사의 대연정론을 정면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검증토론에서도 "대통령이 다수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해야만 개혁과 적폐청산이 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대연정은 소연정으로 다수파를 이룰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들끼리 힘을 모아도 다수당이 될 수 있다"며 적폐 대상인 자유한국당과 대연정을 할 수 있다는 안 지사를 공격했다.
문 전 대표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안 지사에게 "대연정은 민주당 당론이 아니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들은 반대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본인은 정당정치를 한다고 주장하는건 독단적 주장 아니냐"고 몰아 세웠다.
안 지사는 검증토론에서 최 시장으로부터 대선자금 개인 유용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받고 발끈했다.
최 시장은 "최종판결문을 보면 안 지사가 2002년 대선 당시 삼성 등으로부터 52억원을 수수해 개인 아파트 구입과 총선 출마 여론조사 비용으로 3억 6000만원을 이용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당을 위한 희생만 있었지 개인적 이용은 없었다는 데 진실이 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안 지사는 "같은 당 동지한테 그런 식으로 질문 받을 줄은 몰랐다"며 얼굴을 붉혔다. 안 지사는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도 (전세금 융통 등) 일시적인 자금 유용 사실에 대해 말씀을 올렸다. 지역구 활동을 하려고 받은 자금은 대선 자금과 별도인 데도 그 점에 대해 사과드렸다"며 질문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시장은 주도권 토론에서도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도 확실하게 검증했으면 오늘과 같은 국가적 불행이 없었을 것"이라며 "불법 정치자금 내역에 개인적 유용이 있었냐"고 재차 따져물었다. 안 지사의 과거 실수를 박근혜 국정농단과 등치시키려는 시도에 안 지사는 진정하려 했지만 이를 악무는 등 불편한 심경이 역력했다.
안 지사는 "2003년에 저희 집이 이사하는 과정에서 일시 변통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개인적으로 잘못한 부분을 인정했고 상응한 처벌을 받았다. 이후 공천도 못받았고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정치적 사면복권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 갔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도 '패권주의' 행보 아니냐는 힐난을 들었다.
안 지사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김종인 전 대표가 탈당했는데 문 후보는 '안타깝다'라고만 했다"며 "김 전 대표를 당으로 모셔와 지난 총선 때 도움을 받았는데 직접 찾아가 탈당을 만류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문 전 대표가 "김 전 대표 방식이 정당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당 방식하고 많이 다른 것 같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하자, 안 지사는 "그것까지 극복하는 게 지도자의 책임있는 고통"이라고 꼬집었다.
안 지사는 "바로 그 대목에서 문 후보의 리더십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문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 뒤 당대표를 지내면서 손학규·김한길·박지원·안철수에 이르기까지 모두 당을 떠났다. 통합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 선거캠프를 '매머드급'이라 다시 칭하며 "당에서 검증하는 국민 새도우캐비넷(예비 내각)을 구성해 안정적으로 정권인수 준비를 해야한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후보다. 후보 개인이 선거하는 게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 시장은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해 "국가를 망치는 첫 악덕은 철학없는 정치다. 세력을 키우기 위해 기득권자들을 불러모으면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것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확인했다"며 "문 후보 주변에는 그냥 기득권자도 아닌 너무 심한 기득권자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도 과거 전과와 안정감 없는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최 시장은 이 시장을 향해 "공직자는 음주운전 한 번만 하더라도 5대 비위행위에 해당하고 승진제외는 물론 보직박탈까지 한다고 했다"며 "음주운전을 포함한 전과와 논문표절 등에 대해 이 시장이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은 자신에게는 너무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가혹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문 전 대표도 검증토론에서 "이 시장은 속이 탁트이는 '사이다 발언'이 유명한 데, 반대로 안정감이 없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있다"며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집권하면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이뤄낼 지 의문"이라고 했다. 안 지사 역시 "대통령으로서 큰 지도자가 되려면 좀 더 모든 부분을 떠안으려 노력해야 된다. 품 넓고 따뜻한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고 점잖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