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신호탄으로 2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14일 "내일 오전 소환날짜를 정해 (박 전 대통령 측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이 10만쪽 분량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록 검토를 사실상 끝마치고, 대면조사를 위한 사전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소환은 우리가 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 측과) 조율 중인 것도 없고, 조율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인 점을 강조하며 "조사 방법도 우리가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영상녹화'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특검팀의 대면조사를 거부했지만, 더 이상 협조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라 해도 '파면'된 자연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필요 이상의 예우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 '포토라인'에 세우는 공개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검찰에 소환될 당시, 검찰은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공개소환 한 바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소환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한 차례 조사를 통해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수본 관계자는 "두 번 부른다기보다는 저희가 가급적 정리를 철저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건강' 등을 핑계로 소환에 불응할 경우에는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통한 강제 구인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특검팀이 적용한 뇌물죄와 직권남용 등 5가지 혐의를 포함해 모두 13가지에 달하는 범죄 사실에 대해 조사를 벌일 전망이다.
앞서 1기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함께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774억원을 강제 모금한 혐의를 적용했다.
여기에 특검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약속받고 두 재단에 기금을 출연하거나 최씨 일가에 직접 '뇌물'을 건네는데 박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의 부당인사를 지시한 혐의 등도 있다.
한편 첫 수사 대상이 박 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눈치보기식' 수사에 대한 우려에 선을 그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눈치 안 본다"며 "지금까지 특별한 소환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