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계 "어린애들이 나댄다" vs 유승민계 "양아치 훈육"

김무성 비대위원장 추대 놓고 막말 고성 싸움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 (사진=자료사진)
바른정당이 김무성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당초 당내 대권주자의 선거대책위원장 제안을 수락했다가 입장을 바꿔 당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유승민 의원 측은 선대위 대신 비대위를 고집하는 배경에 내심 당내 경선을 취소하고, 당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반발했다.

안 그래도 지지율이 폭락한 바른정당 입장에선 내부 갈등이란 악재까지 겹치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갈등은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폭발했다. 두 의원 사이의 중립지대에 있는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문제를 놓고 싸웠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 측이 "무대(김 의원의 별명)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계속 고문 자리에 머물러야 하느냐. 당내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누군가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먼저 제안했다.

그러자 유 의원 측은 "당초 정병국 의원이 당권을 내려놓은 이유가 외부인사 영입 등 외연확장을 위한 것인데 내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차지하면 취지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김무성 비대위'에 대한 반대 명분으로는 포섭 대상인 자유한국당 범(凡)친박 의원들의 김 의원에 대한 반감이 거론됐다고 한다. 한국당이 김 의원을 '총선 패배' 책임자로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차지하면 추가 탈당을 도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이 '제3지대' 등 외연확장을 강조하고 있는 점과 비대위 체제가 서로 상충한다는 것이 유 의원 측의 입장이다. 의총에 앞서 유 의원과 김 의원은 만찬을 함께 했고, 그보다 앞서 김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문제를 양측이 합의했지만 비대위 문제가 거론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결국 의총은 막말 싸움으로 비화됐다. 유 의원 측이 김 의원의 '비대위원장 자격'을 문제 삼자, 김 의원 측이 "야 임마"라고 공격했다.

거친 설전은 의총 다음날인 14일에도 이어졌다. 김 의원 측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전날 설전에 대해 "어린 애들이 나대서 화났다"고 해명하자, 유 의원 측 의원은 "양아치를 훈육했다"고 맞빋아쳤다.

두 의원 측 간 감정싸움은 최근 당내 경선 룰에 대한 재조정 문제와 정책 측면에서 노선이 다른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 의원 측에선 김 의원 측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영입 문제를 거론하며 이미 확정된 28일 경선 일정을 무한정 미루자고 주장하는 것을 '후보 흔들기'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유 의원이 출마선언 행사에서 이회창 전 총리에게만 발언권을 주고, 김 의원에겐 '마이크'를 주지 않은 점 등에 대해 "홀대당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

양측 의원들은 '보수 개혁' 노선에서도 입장이 다르다. 유 의원 측이 선거연령 인하와 공수처 신설 등 개혁 이슈에 적극적인 반면, 김 의원 측은 매번 '속도조절'을 주장하는 등 보수 쪽에 더 가깝다.

개헌 입장도 부딪힌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서 유 의원이 4년 중임제 입장인 반면, 김 의원은 내각제에 기반을 둔 분권형 개헌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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