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대용' 뉴트리아 마구 먹다간…각종 감염 우려

환경부 "살모넬라 등 감염 가능성…쓸개즙 독성도 검증 안돼"

'괴물쥐'로도 불리는 뉴트리아의 쓸개를 노린 포획이 횡행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섭취는 다양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정부 당국이 공식 경고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14일 "생태계 교란 생물인 뉴트리아는 다양한 인수공통 병원체를 보유할 수 있다"며 "쓸개즙의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 독성도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뉴트리아의 쓸개즙에 웅담보다도 많은 UDCA가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냥이나 사육 문의가 부쩍 늘고 있는 상황이다.


낙동강 유역에선 일부 어민들까지 생업을 제쳐두고 포획에 나서는가 하면, 쓸개 한 개당 수십만원에 거래까지 이뤄질 정도다.

하지만 당국은 뉴트리아 같은 야생동물의 간과 쓸개는 살모넬라균 등 다양한 인수공통 세균이나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뉴트리아의 쓸개에서 UDCA만 추출해서 섭취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각종 세균이나 독성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기생충학회지에 지난 2014년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국내서 발견된 뉴트리아에서 뉴트리아분선충(Strongyloides myopotami)과 간모세선충(Capillaria hepatica) 감염이 보고됐다.

미국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해외 연구 결과에서도 야생이나 사육된 뉴트리아에서 살모넬라균 등 다양한 병원체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트리아는 1980년대 후반 불가리아 등에서 모피용으로 국내 농가에 도입됐다가, 일부 개체가 국내 생태계에 방출되면서 2009년부터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국내서 지정된 20종의 생태계 교란 생물 가운데 포유류는 뉴트리아가 유일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100대 악성외래종에 이름이 올라있기도 하다.

영국에선 1989년에 뉴트리아 완전 퇴치에 성공했고, 유럽과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퇴치 작업에 한창이다.

우리 정부도 2023년까지 완전 퇴치를 목표로 퇴치전담반은 물론, 한 마리당 2만원을 지급하는 '광역수매제'를 운영하고 있다. 2014부터 지난해까지 포획한 뉴트리아만도 1만 9256마리에 이른다.

현행법상 환경부 장관 허가 없이 뉴트리아를 사육·유통하는 건 금지되며, 적발시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초 기준으로 국내에 남은 뉴트리아는 5400마리로 추정된다"며 "남한강 상류나 제주에선 더 이상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개체들도 지속적으로 추적해 포획할 계획"이라며 "퇴치반에서 설치한 포획틀의 위치를 무단 변경하거나 불법 사육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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